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불교철학
· ISBN : 9788998938031
· 쪽수 : 744쪽
· 출판일 : 2013-09-01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새로운 연구 시각의 모색
제1장 중국 불교 연구와 그 반성
Ⅰ. 불교 연구의 반성 / Ⅱ. 동아시아론 / Ⅲ. 지적(知的) 제국주의 / Ⅳ. 동북아시아의 불교 연구와 반성 / Ⅴ. 문제점과 대안의 모색
제1부 중국적 불교의 시작
제2장 한역 대장경의 출현
Ⅰ. 중국적 불교의 시작 / Ⅱ. 불전의 번역과 해석 / Ⅲ. 목록 작업과 교리의 분류 / Ⅳ. 한역 대장경 시대의 개막
제3장 불교와 유교의 충돌
Ⅰ. ‘효’의 나라 중국 / Ⅱ. 불교와 유교 윤리와 충돌 / Ⅲ. 불교 쪽의 반응 / Ⅳ. 유·불·도 3교의 ‘효’이론 비교
제4장 불교와 도교의 충돌
Ⅰ. 도교와의 차별화 / Ⅱ. 길장의 외도 비판; ‘유’와 ‘무’의 변증 / Ⅲ. 당대 화엄교학가의 외도 비판 / Ⅳ. 불교의 우위 확보
제5장 불교 우위론의 이론적 확립
Ⅰ. 『원인론』의 중국 사상사적 위상 / Ⅱ. 인간의 본질에 대한 종밀의 분석 / Ⅲ. ‘본각진심’의 의의
제2부 종밀 교학의 지평
제6장 규봉 종밀의 자아관
Ⅰ. 무상과 자아 / Ⅱ. 자아론의 비판과 해체 / Ⅲ. 중국화된 자아론 / Ⅳ. 참 자아의 요청
제7장 규봉 종밀의 선종관
Ⅰ. 선종의 출현 / Ⅱ. 종밀이 분류한 당시 선종 / Ⅲ. 종밀의 선 사상 이해와 그 특징 / Ⅳ. 종밀의 선종 비판은 사실에 근거했는가 / Ⅴ. 선종의 심성론
제8장 규봉 종밀의 수행관
Ⅰ. 남돈(南頓) 북점(北漸) / Ⅱ. 수행 이론의 여러 양상 / Ⅲ. 돈오점수의 현창
제9장 규봉 종밀의 의례관
Ⅰ. 불교 의식의 정의와 분류 / Ⅱ. 종밀 선사에 의한 ‘교리’와 ‘의식’의 체계화 / Ⅲ. 정원 법사에 의한 ‘교리’와 ‘의식’의 체계화 / Ⅳ. 현행 예공의식과의 관계 모색
제3부 법성교학의 정립
제10장 종밀의 교학과 법성교학의 만남
Ⅰ. 화엄 조사로서의 종밀 / Ⅱ. 요간(料揀)과 회통(會通)을 통한 법성종의 현양 / Ⅲ. 법성종 현양의 의의 / Ⅳ. 인간의 본성에 대한 신뢰
제11장 화엄의 법성교학
Ⅰ. 법성교학 / Ⅱ. 법성의 믿음 / Ⅲ. 부처님의 가르침 / Ⅳ. 화엄의 수행법 / Ⅴ. 보현행원의 실천
제12장 화엄의 법계관
Ⅰ. 법성교학의 실천 이론 / Ⅱ. 『법계관문』의 구성 / Ⅲ. 『법계관문』에 나오는 ‘관(觀)’의 성격 / Ⅳ. 화엄 법계의 체험
제13장 화엄의 보현행원 의례
Ⅰ. 법성의 교학과 의례 / Ⅱ. 「보현행원품」의 출현과 그 내용 / Ⅲ. 『보현행원품』에 입각한 의례 / Ⅳ. <삼보통청>과의 비교
제4부 법성교학의 응용
제14장 법성교학에서 본 선사상
Ⅰ. 당대 선종의 출현과 계보의 왜곡 / Ⅱ. 선어록에 쓰이는 논법 / Ⅲ. 『사가어록(四家語錄)』의 사례 분석 / Ⅳ. 선정일치
제15장 법성교학에서 본 정토사상
Ⅰ. 선과 정토의 관계 / Ⅱ. 희망의 나라로 향하는 동경 / Ⅲ. 법성교학에서 본 정토 / Ⅳ. 다양한 방편문의 제시
제16장 법성교학에서 본 계율사상
Ⅰ. 대승불교의 윤리 생활 / Ⅱ. 『범망경』 독서 여정기 / Ⅲ. 『범망경』 출현의 일대사 인연 / Ⅳ. 보살계 ‘병행’의 철학적 의의 / Ⅴ. 대승보살계로 돌아가자
제17장 법성교학에서 본 젠더
Ⅰ. 성별의 혼란 / Ⅱ. 예비적 고찰 / Ⅲ. 성별의 전환(trans)에 관한 근거 모색 / Ⅳ. 법성교학에서 본 대안
맺음말 : 미래를 향한 제안
제18장 생활 속의 법성교학
Ⅰ. 이 땅의 법성교학 / Ⅱ. 대승의 수행 공동체에 들어가기 / Ⅲ. 신행생활로 돌입하기 / Ⅳ. 법성교학의 법회 양식 모색
저자소개
책속에서
종밀은 ‘청정본각심(淸淨本覺心)’을 인정하는 입장에 서서 당시 선종의 무심 사상을 비판한다. 종밀이 사용하는 ‘무심’의 말뜻은 ‘마음이 없다’가 아니고, ‘마음에 번뇌가 없다’ 또는 ‘마음의 번뇌를 없애다’이다. 마음에 번뇌가 있으면 그 결과, 번뇌 작용의 힘이 ‘업(業)’을 유발시켜 결국 인간을 괴로움에 빠지게 한다. 이런 입장은 불교의 본래적인 입장으로 교학에서는 물론, 선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선의 남종(南宗)이나 북종(北宗)을 막론하고 모두 ‘무심’할 것을 요청한다.
그런데 종밀이 보기에 선종에서는 그저 ‘무심’만을 말할 뿐, ‘무심’이 된 뒤에 나타나는 ‘청정본각심’의 작용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종밀의 비판은 여기에 겨냥되어 있다.
… (중략) …
‘청정본각’의 성질을 가진 심(心)의 실재성을 인정하여 이것을 기준으로 선을 분류하고 평가한 종밀의 철학적 태도를 밝히려 한다. 그 태도에는 종밀 자신의 ‘철학적 해석’에서 기인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철학적 해석’이란 이 책의 중심 주제가 되고 있는 소위 ‘법성교학’이다. 종밀은 ‘법성교학’의 입장에서 당시의 선종 사상을 자신의 철학으로 재해석하고 있는 것이다.(『규봉 종밀과 법성교학』 240쪽~241쪽)
법성교학에서 말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우리는 이렇게 요약 할 수 있겠다. 즉, 사람은 물론 생명체를 가진 모든 존재들은 도덕의 측면에서 보나, 지혜의 측면에서 보나, 내지는 그 밖의 어느 측면에서 보더라도 전지하고 전능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서로서로 중첩적으로 연기(緣起)하고 있는데, 그런 연기 현상은 생명체의 전지전능한 능력을 본바탕으로 하여 전개된다. 설혹 어떤 ‘악(惡)’이 현실적으로 있더라도 그것은 인간이나 세상의 본질은 아니다. 그것은 탐진치(貪瞋癡)로 표현되는 어리석음 때문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공(空)하고 무상(無常)하고 부질없는 작용일 뿐이다. 그런 것들에 간섭되지 말고, 자신의 전지전능한 능력을 발휘하라. 이것이 법성교학에서 말하는 가르침이다. 법성교학에서는 이런 가르침을 믿으라는 것이다.(『규봉 종밀과 법성교학』 418쪽)
그러면 부처가 된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 대답은 이렇다. 이제 까지 우리는 ‘생명 운동의 긴 역사’ 속에서 ‘업(業)’에 끌려서 수동적으로 인생을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업’과 맞선다. 그리하여 수동적이고 자연적이었던 삶과 결별한다. 인생의 방향을 전회(轉回)한다. 이제는 ‘업’의 힘이 아닌, ‘서원’의 힘으로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세상을 살면서 그 ‘서원’을 실현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깨침을 완성한다. ‘축원문’맨 끝의 “세세상행 보살도(世世常行 菩薩道) 구경원성 살바야(究竟圓成 薩婆若)”가 바로 그 정신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구절이다. ‘살바야’는 범어 ‘sarva-jna’의 음사(音寫)인데, 일체지자(一切智者), 전지자(全知者), 부처님이라는 뜻이다.
자기 본질을 완성하는 과정의 부산물로 너와 내가 행복해진다. 그런데 법성철학의 궁극 목표는 이런 너와 나의 평화와 행복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과정상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궁극의 목표는 일체의 ‘업장(業障)’을 소멸시켜 윤회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바탕인 법성을 ‘깨쳐야 하고’, 그것도 완전하고 철저하게 깨쳐야 한다. 이런 깨침을 ‘돈오’라고 한다. 이렇게 ‘돈오’하기 위해서는 티 없는 ‘무공용(無功用)’의 무심한 보살행을 실천해야 한다. 무분별지가 발동되어야 하고 무심해야 한다.(『규봉 종밀과 법성교학』 6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