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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04909740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제2장 배후
제3장 무의식에 도전하라
제4장 과화숙식(過火熟食)-곁불로 밥을 익히다
제5장 수석비서관 후보들의 악취
제6장 열혈 앵커 조아인
제7장 새 멤버
저자소개
책속에서
불길한 느낌과 함께 강토는 머릿속에서 뭔가 확 방출되는 게 느껴졌다. 마비의 호르몬이라도 나온 걸까?
버둥거려 보지만 쇠사슬에 묶인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사지 마비.
자유로운 건 생각 하나뿐이었다.
돌기와 뿌리들…….
부드러운 빛 무리를 이룬 망상…….
그러나 이계 생명체를 보는 듯한 낯선 느낌들…….
‘뭐야?’
강토는 감았던 눈을 떴다.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시야에 사물이 없었다. 강토에게 보이는 건 그저, 우주를 뒤덮은 망상 구조의 범람뿐이었다.
‘이 느낌…….’
마치 전자파를 세밀하게 조각해 놓은 듯한 느낌. 어두운 우주를 덮은 벼락의 갈기 같은 형상.
처음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바로 그날. 이 연구소에 와서 이 6번 실험관의 뇌와 첫 교감을 나눈 날이었다.
수면 검사 알바를 마치고 퇴근했음에도 잠은 계속 쏟아졌다. 역시 남의 돈 따먹기는 쉽지 않았다. 김밥 한 줄에 컵라면을 해치운 강토는 덕규와 함께 사는 지하벙커에서 곯아 떨어졌다.
무의식이었다. 온통 막막한 공간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는 강토 자신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느낌은 왔다. 그 공간에 강토의 의식이 서 있다는 느낌.
광막한 공간은 문득 문득 빛 무리를 피워 올리다 무너졌다. 흡사 외계의 느낌이었다. 살아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이었다.
돌기와 뿌리…….
무한 반복되는 그것들은 돌기 사이에서 고요한 무엇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 꿈은 3일간 이어지다 그쳤다. 다시 그 꿈을 만난 것 역시 6번 뇌 샘플과 연관된 날이었다. 그러니까 6번 뇌 샘플의 경련을 느낀 그날 밤, 강토는 또 비슷한 꿈을 꾸었다. 다만 처음 꿈보다는 조금 더 강렬했다.
그리고 오늘, 마침내 그것들이 아뜩한 충격을 이루며 찬란하게 들이치고 있었다. 오직 강토의 뇌 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