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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04914416
· 쪽수 : 472쪽
· 출판일 : 2017-10-16
책 소개
목차
어느 날 갑자기
우울한 배우?
배우가 아름답다는 것은
의외의 면이 의외의 결과를 만든다
Divine Sponsor
시작하는 순간들
각자의 고민
본질을 이야기하다
그들은 많은 걸 알고 있다
인위적인 자연스러움
저자소개
책속에서
평생을 음악만 알던 인생이었다. 가족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과 의무감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그뿐.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뿐이었다. 하지만 귀족의 신분으로 태어난 그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욱 비틀어지고 오만해졌다.
그러던 그의 생에 어느 날 나타난 여인. 중년의 나이에 부유한 삶과 안정된 가정 속에서 나름 만족해하던 그에게 햇살처럼 빛나던 아름다운 젊은 여인은 뮤즈였으며 환상이었다.
오로지 가지고 싶다는 욕망밖에 없는 감정의 회오리들은 그가 음악에 미쳤을 때 느끼던 그것과 똑같았다. 당시에 그는 음악이고 가정이고 모두 버리더라도 그녀를 가지고 싶어 했다. 그럴 수 없다면 죽여서라도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은 지독한 소유욕이었다.
그런 그녀의 약혼 소식에 그는 거의 반쯤 미쳤고 결국엔 그녀의 약혼자를 죽였다. 그녀와 닿는 누구도 용납하지 못해 살인은 계속되었고 어느 순간 그녀는 혼자 고립되어 갔다. 당시 그에게는 이 모두를 이룰 만한 재력과 권력이 있었다. 그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불행한 여인, 가까운 모든 이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재수 없는 여자. 그녀는 결국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해 주는 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강요된 결정이었으며 유일한 도피였기에 그녀의 사랑에는 진심이 깃들지 않았다. 육신의 소유는 사랑의 결말이 아니다. 사랑에 미친 이기주의자는 그것에 만족할 수가 없었다.
어느 날 그는 독약을 마신 채로 그녀의 앞에서 죽어갔다.
이것 봐, 너를 유일하게 사랑하던 나마저도 네 앞에서 죽었어. 너는 이토록 불행을 몰고 오는 사람이고, 이후로 나만큼 너를 사랑해 줄 이는 절대 나타나지 않을 거야. 이로써 너는 너를 사랑해 줄 유일무이한 존재를 잃어버렸어.
사랑을 온전히 가질 수 없다면 자신이 없는 세상에서 평생 그녀가 불행하길 바랐다. 만약 미래에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더라도 이날을 기억하며 스스로 자멸하고 포기하길 바란 것이다.
혹여 자신이 없는 세상에서 그녀가 행복할 수 있다는 쓰라린 상상이 그의 마지막을 붙잡긴 했지만, 결국은 포기할 수가 없었다. 끝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그녀를 상처 주고 망가뜨릴 수 있다는 즐거움을 말이다.
이것이 그 이기주의자의 순애(殉愛)였다.
‘아아… 이거 정말 내 전생 맞아.’
어쩌면 이토록 잔인하고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지. 아마도 첫 생에서부터 그의 내면에 계속 깃들어 있던 인간 혐오증이 그만큼 강하게 남아 있었기에 가능했을지 모른다. 스스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인간에 대한 미움과 혐오는 그를 괴물로 만들었다.
지금의 우진으로선 도저히 이해되지 않은 감정의 낭비와 광기들이었지만, 어차피 전생 아닌가. 너무 연연해하지 말자고 고개를 저은 우진은 전생을 토대로 a의 감정을 다시 돌아보았다.
- 1권, ‘어느 날 갑자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