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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몰락

신의 몰락

최희영 (지은이)
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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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몰락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신의 몰락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24052006
· 쪽수 : 338쪽
· 출판일 : 2025-09-27

책 소개

최희영 작가가 다섯 번째 펴내는 장편소설로 제주 4·3항쟁을 다루고 있다.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이면서도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1948년 소개령이 내려진 제주 서남부 중산간 평원의 상평마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봉홧불 / 7
2부, 해무 속으로 / 81
3부, 섯알오름 / 165
4부, 신은 죽었다 / 225
5부, 붉은 해안 / 271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최희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울산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을 졸업 시집 <장미와 할아버지> 소설집 <엇모리> 장편소설 <더 맥脈> <갠지스강> <1862,> <중원의 바람-장군 김윤후> 한국소설가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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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948년 8월 15일, 마을 뒷산에서 솟아오른 봉화를 끝으로 섬 제주를 달궜던 열기는 산간으로 숨어들었다.
그해 10월이 접어들 무렵, 한라산 소슬바람이 중산간 평원으로 불었다. 한라산이 토했던 용암길을 따라 화산석 돌담이 해안 절벽까지 출렁거리고, 대양의 거센 파도가 섬 제주 해안으로 들이쳤다. 수십만 년 전, 뜨거운 용암을 식힐 때처럼, 섬 제주 해안이 붉게 들끓기 시작했다.
소개령이 내려졌다. 섬 제주 서남부 중산간 평원의 상평마을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장대 접근이 쉬운 중산간 마을을 떠나, 해안 1.5킬로미터 이내로 소개하라는 이승만 정부의 명령은 단호했다. 게다가 제주에 계엄령이 내릴 거라는 소문까지 나돌아, 해안가에 집을 구하지 못한 마을 사람들이 전전긍긍했다.
10월이 끝날 무렵, 소문으로 나돌던 계엄령은 사실이 되었고, 적의를 품은 거센 파도가 섬 제주를 혼란 속으로 욱여넣었다.


상평마을에서 매일 피비린내가 났다. 낮에는 토벌대가 밤에는 무장대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젊은 사람들은 죄다 곶자왈이나 산간으로 도망가, 마을에는 노인들과 어린애밖에 남지 않았다. 토벌대에 붙잡히면 살기 어려웠다. 산으로 도망가면 빨갱이라 죽였고, 마을에 숨으면 무장대 끄나풀이라며 머을왓으로 끌고 가 죽였다. 아버지처럼 곶자왈로 달아나지 않으면 이장 고순봉의 말대로 해안가로 이사하는 수밖에 없었다.
‘우리 집도 해안가로 빨리 이사하면 좋을 텐데……,’
동우네는 그나마 운이 좋았다. 해안가로 소개하지 않는다고 토벌대장 이치순이 윽박질렀을 때도 할머니는 토벌대장을 똑바로 바라보며 거침없이 말했다.
“상모리 김승보 면장 알지, 그 어른이 내 친정 오라비라고, 곁채를 비워준다고 했으니, 며칠만 말미를 줘. 곧 이사할 테니.”
김승보 면장이 친정 오라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니 아무리 위세 당당한 토벌대장 이치순이라도 함부로 할머니를 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기태 집에 연기가 자욱했다. 무장대가 불을 지른 것 같았다. 기태 할아버지가 기태를 데리고 곶자왈로 달아나도록 토벌대를 막아섰다는 이유로 기태 부모는 토벌대에 총살당했다. 기태 동생 숙자는 어머니 젖꼭지를 물고 울다가 지쳐서 죽었다. 곶자왈로 달아난 기태와 기태 할아버지가 살아남았는데, 기태 할아버지 김하호는 마을에서 나이가 가장 많아 마을 사람들은 어르신이라 불렀다.
동우는 발걸음을 멈추고 기태 집을 눈여겨보았다. 그러나 타다만 시커먼 서까래밖에 보이지 않았다.
돌담 틈으로 한라산에서 서늘한 바람이 담쟁이 잎사귀를 훑고 모슬포로 흩어졌다.
‘할머니는 무사하실까……?’
동우는 할머니가 걱정되었다. 무릎 상처가 낮지 않아 온종일 마루에 앉아 마라도를 바라보는 할머니가 생각나 무작정 윗마을 집으로 내달렸다.


덩그런 안채 대청마루 한쪽에는 안방과 서재가 있었고, 오른쪽은 다른 방은 민수 부모님이 거처한다고 했다. 민수는 민수 할아버지가 거처하는 사랑방 옆에 작은 방이었다. 대청마루는 식모가 매일 닦아 윤기가 반들거리고 모든 게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아래채 광을 제외해도 머슴들이 거처하는 방이 네 칸이 더 있었는데, 토벌대를 피해 죄다 산으로 도망가, 비어있다고 말하면서 할머니는 눈시울을 붉혔다. 어쨌든, 동우가 이사한 곁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나게 큰 집이었다.
민수 할아버지, 그러니까 할머니 친정 오라버니는 섬 제주에서 일본 오사카를 드나들며 밀무역으로 돈을 벌어, 해방 후에는 제주도로 완전히 돌아왔다고 했다. 상모리 사람들은 쪽발이 개라며 쑥덕거려도 아무렇지 않은 듯 돌아다녔는데, 동우가 보기에도 뻔뻔스러워 보였다.
민수 아버지 김경태는 일본군 차출을 피하려고 오사카에서 유학하고, 해방 후 섬에 돌아와서 대정면 사무소 서기로 근무했다. 야위긴 해도 피부는 하ㅤㅇㅒㅆ다. 턱수염이 덥수룩하게 기른 아버지와 겉모습부터 달랐다. 서청 놈들을 데리고 다니지 않으면, 말쑥한 차림이라 전혀 딴 사람처럼 보였다.
동우는 곁채 더부살이가 부끄러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독립이니 통일이니 주절거리며 집에도 들어오지 않는 아버지보다 오히려 민수 아버지가 멋져 보였다. 아버지도 일본에서 유학했더라면 선생은 못하더라도 면서기는 할 텐데. 곶자왈을 들락거리며 한밤중에 담장이나 넘는 아버지나 할아버지처럼 독립운동이나 통일 따위는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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