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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블랙

닥터 블랙

여해름 (지은이)
로망띠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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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블랙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닥터 블랙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25803164
· 쪽수 : 520쪽
· 출판일 : 2015-04-02

책 소개

여해름의 로맨스 소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심장전문병원, 광성. 광성종합병원 흉부외과에 패기와 야망이 넘치는 젊은 교수가 있다. 최연소 과장 자리를 노리는 성인심장전문의 강인석. 그러나 위세를 떨치는 그에게 고비가 닥쳤다. 뜻하지 않게 찾아든 사랑.

목차

프롤로그

1. 서막이 오르다
2. 흉부외과
3. 체온(Body temperature)
4. 사랑의 인사
5. 유혹, 그 후
6. 심박동수(Heart rate)
7. 가운의 무게
8. 밤거리
9. 후유증(Sequela)
10. 응급의학과
11. 애인愛人
12. 그의 향기
13. Love is
14. 부탁
15. 발열(Fever)
16. 가슴 통증(chest pain)
17. 풀어 주다(Release)
18. 눈물 자국
19. 메시지
20. 소중하고 아름다운 말
21. 의식(Consciousness)
22. 하트 펑션(Heart function)

에필로그 - part 1
에필로그 - part 2
작가 후기

저자소개

여해름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시련이 인생의 소금이라면 희망과 꿈은 인생의 설탕이다. 꿈이 없다면 인생은 쓰다. -〈리튼〉 세상의 모든 이들이 설탕부자가 되고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출간작 - 밤의 열기/ 비밀스런 제안/ 오만한 과욕/ 얼음여우/ 잔인함의 향기/ 상흔을 넘어/ 대박! 검사마누라/ 블루홀/ 바보가 사랑을 합니다/ 아내바라기/ 나쁜 선물(채이린)/ 눈부신 열정/ 그의 아내이고 싶다(채이린)/ 그녀는 남자/ 닥터의 하트 레이트/ 그대 비서입니다/ 여름밤 소나타/ 닥터 블랙(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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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시작할까?”
파르스름한 형광등 불빛 아래, 적요한 실험실 내의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정적이 깨졌다. 근엄하게 흘러나온 저음이 은은한 여음을 남기고 아스라이 누그러졌다. 미간을 바싹 움츠린 보림이 인석을 불렀다.
“교수님.”
본론을 꺼내기에 앞서 보림은 혀끝으로 마른 입술을 적시며 이성을 곧추세웠다. 조용히 고개를 뒤로 빼고 머리 위에서 저를 내려다본 인석의 얼굴을 응시했다.
“이 자세에서 교수님과 제가 나래를 펼치듯 팔을 들어 올리면 영화의 한 장면이 따로 없겠지요?”
“영화가 연상되나? 동물 실험실에서 돼지 심장을 앞에 놓고. 난 그저, 문합시술을 도와주겠다는 것뿐인데.”
인석은 쓸데없이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뉘앙스로 보림을 기죽였다. 눈살을 움칠한 보림이 지지리도 무뚝뚝한 인석에게 조심히 토를 달았다.
“이론으로 하셔도 되는데 굳이 손을 잡고 하시니까, 요.”
“나래를 펼치자고 하지 않을 테니 염려 말고 머릿속의 영화를 지워.”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러겠습니다.”
“시선 필드로.”
“네.”
보림은 시무룩하게 대꾸하며 인석의 지시에 따랐다. 인석과 보림의 맞잡은 손이 바느질을 시작했다. 예전에도 그랬듯 몸이 뻣뻣한 보림에게 인석이 야단을 쳤다.
“손목에 힘이 들어갔어. 힘 빼.”
“뺀 거예요.”
“더 빼.”
“마음대로 안 되는 걸 어쩌라고.”
혼잣말로 투덜거린 보림은 저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말라는 양 불만스레 인석을 쳐다봤다. 인석과 눈이 마주치고 더럭 숨을 삼켰다. 인석의 미간에 가느다란 주름이 잡힌 것을 보며 서둘러 말을 정정했다.
“노력해 볼게요. 교수님의 과한 성의에 감사하면서.”
화내지 말라고 사정하는 것처럼 보림의 입술에 어중간한 미소가 번졌다. 애써 웃은 보림은 파수꾼 같은 인석의 눈길을 부담스러워하며 시선을 떨어뜨렸다. 필드를 응시한 보림의 턱에 미끈미끈한 고무 질감이 느껴졌다. 인석의 오른 손등이 보림의 피부에 닿아 밑으로 숙여진 턱을 추켜올렸다.
인석과 보림의 시선이 마주쳤다. 동그랗게 떠진 보림의 눈을 주시한 인석이 뜸을 들이다가 주제와 동떨어진 이야기를 꺼냈다.
“비상계단에서, 어젯밤의 일이 술김에 충동적으로 벌인 것이라고 치부했지?”
“그랬죠. 맞지 않나요?”
보림은 그 말을 이제 와 다시 짚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인석을 마주 본 보림의 눈동자가 살그머니 떨리고 있었다. 보림의 시선을 압도한 인석이 고개를 밑으로 약간 기울이며 고백했다.
“충동적이긴 했어. 널 그냥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에.”
“무슨 의미로 하는 말씀이신지…….”
불안을 감지한 보림은 인석에게서 떨어져 서려고 한 발을 뒤로 내디뎠다. 도망치지 못하도록 인석이 손등으로 보림의 목덜미를 끌어당겼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동작으로 보림을 제지한 인석은 얼굴을 가까이 마주하며 속삭였다.
“이 자리에서 확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군. 윤 선생의 첫 키스를 빼앗고 설렌 내 마음이 술기운 때문인지 아닌지.”
인석의 입술이 보림의 입술을 겨냥해 미끄러져 내렸다. 멀쩡한 정신으로 입을 맞추겠다는 소리가 농담이 아닌 듯 눈을 한 번 감았다 뜰 찰나면 인석과 보림의 입술이 하나처럼 포개지게 생겼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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