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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27408442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7-07-11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제1장 철학의 입구
1. 철학의 문 앞에서
2. 철학의 종착점―하나의 예제
3. 철학 안티 매뉴얼
제2장 철학의 장소
1. 철학과 그 ‘외부’
2. 철학의 지혜―혹은 ‘기술의 기술’
3. 철학과 ‘교양’
제3장 철학의 임상
1. 철학의 ‘현장’
2. 철학의 현지 조사―철학의 임상(1)
3. 대화로서의 철학―철학의 임상(2)
종장 철학이라는 광장
에필로그―철학의 사자
역자 후기
주요 인용 문헌 일람
리뷰
책속에서
철학은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시대의 어려움과 동떨어진 장소에서 하는 지적 작업이 아니다. 오히려 시대적 문제야말로 철학적 양상을 띠게 되어 있다. 환경 위기, 생명 조작, 선진국의 인구 감소, 개호(介護)와 연금문제, 식품 안전, 세계 경제, 교육 붕괴, 가정과 커뮤니티의 공동화, 성차별, 소수 집단의 권리, 민족 대립, 종교적 광신, 공공성의 재구축……. 이들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제반 문제는 더이상 과거처럼 정치 및 경제 레벨만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또 특정 지역과 국가에서 처리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시간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강의 흐름을 바라볼 때와 같은 방식으로 시간의 흐름 밖에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강에 비유하자면 우리는 아무리 멀리까지 내다봐도 강밖에는 보이지 않는 광대한 강 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흐름을 흐름으로서 지켜볼 수 있는 일정한 장 소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이때 사람은 ‘시간’의 한복판에 있으면서 ‘시간’이 움직이는 것이라는 걸 어떻게 알까?
정말로 중요한 것은 곤란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즉시 결론을 내리지 않고 문제가 자신의 내부에서 입체적으로 보이게 될 때까지 이른바 계속 잠수하는 것이다. 지성의 폐활량을 늘린다고 하는 것은 그런 의미다. 양자택일 혹은 이항대립이 눈앞에 있어도 결론을 서두르지 않고 계속 버티는 것, 대립을 앞에 두고 깊이 사고하고 생각한 끝에 밖으로 나오는 것이 사고의 원형인데, 그러한 대립을 사전에 삭제해두는 것, 평준화해두는 것이 현대인들의 사고 추세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철학은 이 같은 추세에 대항해 지성의 폐활량을 단련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