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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오펜하이머 청문회](/img_thumb2/9791128828379.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외국희곡
· ISBN : 9791128828379
· 쪽수 : 377쪽
· 출판일 : 2024-04-29
책 소개
목차
서문
제1부 역사적 사실
제2부 오펜하이머 청문회
나오는 사람들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유감스럽게 이 희곡은 더욱 유명해지고 더욱 자주 무대에 올려진다. 작가인 나에게는 영광스러운 일이나, 우리의 현실을 위해서는 유감스러운 징조다. 매카시 시대는 아직도 있고, 어떤 일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관용은 항시 부족하다. 과학 기술의 불균형한 발전과 개인이나 사회생활에서 같이 공존하는 방법이 여전히 미숙한 것, 이런 것들이 점차 증가하는 죽음에의 공포와 함께 인간을 위협하는 현실을 보면서 인간은 또 한 번 무력함을 느낀다. (어느 대담에서 키파르트의 말)
한밤중 통제탑 속에 있는 관측구의 조그만 구멍 앞에 서서 시험 폭발을 위해 마지막 카운트다운 하는 것을 들으면서, 검은 안경을 쓰고 그 위에 두꺼운 마스크를 하고 있는 우리에게, 광선에 눈을 다치지 않으려면 고개를 옆으로 돌리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때 나는 두 가지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이 실험이 성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이 실험이 성공해서는 안 된다는 두려움이었습니다.
내가 알기로는 아무도 그 원자탄의 첫 번째 광선을 보지 못했을 겁니다. 눈을 떴을 때 나는 아주 조용한 가운데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광선이 눈부시도록 하얀 불덩어리가 되어 점점 커져서는 하늘과 산을 삼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고는 첫 폭발음이 들리면서 대기의 압력, 모래 폭풍, 이 모든 것들이 검은 천둥소리와 함께 계속 휘몰아쳤습니다. 그 순간에 나는 내가 그때 가지고 있었던 힌두교의 찬가에 나오는 두 가지 시구가 생각났습니다. 하나는 “수천 개의 태양으로 된 햇빛이 하늘에서 홀연히 비친다면”이었고, 다른 하나는 “나는 모든 것을 삼키는 죽음이다. 세계를 모두 흔들어 놓는 자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