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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로마, 나폴리, 피렌체](/img_thumb2/9791128835032.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28835032
· 쪽수 : 664쪽
· 출판일 : 2023-11-30
책 소개
목차
로마, 나폴리, 피렌체
해설
스탕달의 이탈리아 여행 연보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1816년 9월 2일, 베를린. 나는 넉 달의 휴가를 허락하는 편지를 펼쳐 본다.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 한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나이가 스물여섯이나 되었는데도 여전히 얼마나 미친 듯 들떠 있는가! 드디어 그토록 아름다운 이탈리아를 보게 되다니! 하지만 나는 조심스럽게 사제를 피한다. 왜냐하면 성적으로 중성화된 남자들은 언제나 자유사상가들에게 화를 내기 때문이다. 예상하건대 심지어 내가 돌아오면 두 달은 ‘냉랭’해지리라. 그러나 이 여행은 내게 엄청난 기쁨을 안겨 준다. ‘그리고 누가 알겠는가? 3주 후에 세상의 종말이 오리라는 것을.’
‘아름다움’을 위해 태어난 이 고장 사람들에 있어서, 더욱이 정치를 논하는 것이 위험하거나 절망적인 고장에서는, 신축 집의 정면이 어느 정도 아름다운지 한 달 내내 관심을 갖는다. 밀라노인의 정신적 습성은 완전히 공화주의적이며, 오늘날의 이탈리아는 중세 시대의 연장선에 있을 뿐이다. 도시에 아름다운 집을 갖는 것은 지갑 속의 두둑한 돈보다 더 중요하다. 만일 그 집이 아름다움으로 눈에 띈다면, 그 집은 곧바로 주인의 이름을 갖게 된다.
1817년 1월 22일, 피렌체. 그제, 피렌체에 가기 위해 아펜니노 산맥을 내려오면서, 내 심장은 세차게 뛰었다. 얼마나 어린애 같은가! 결국 굽이진 도로에서 평원을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어둡고 육중한 물체와 같은 피렌체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과 브루넬레스키의 걸작품인 그 유명한 둥근 지붕을 멀리서 목격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바로 저기가 단테,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살았던 곳이야! 이 고결한 도시, 중세 시대의 여왕이여! 바로 이 도시에서 문예가 다시 부흥되지 않았는가! 거기서 로렌초 데 메디치는 그토록 군주의 역할을 잘해서 아우구스투스 이후 처음으로 군사적 공적이 뛰어나지 않았던 궁정을 훌륭하게 꾸려 나갔어.” 결국 여러 추억들이 가슴 속으로 밀려 들어왔고, 나는 이성적으로 추론할 상태가 아니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 곁에 있는 것처럼 격정에 빠졌던 것이다. 산 갈로 문과 그 형편없는 개선문에 다가가며, 나는 내가 만난 첫 피렌체 주민을 기꺼이 껴안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