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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근대철학 > 근대철학 일반
· ISBN : 9791128895555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4-07-24
책 소개
목차
자율적 근대인이 나누는 시적 대화
01 회의론적 관념론
02 추론의 역사학
03 표현할 수 없는 현실과 우발적 세계
04 합리주의 비판
05 정치적 합리주의 비판
06 인식론적 감옥에 사는 포로
07 시민적 결사체
08 영원함을 논하는 정치철학
09 현재적 불멸성
10 시적 표현과 대화 놀이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크숏은 이렇게 이론가의 행위를 규정하면서 하늘과 지상의 비유를 든다. ‘하늘’은 이론가가 궁극적으로 다다라야 할, 즉 활동적 행동을 멈추고 안식을 취할 ‘집’과 같다. 하지만 이론가는 다른 활동에 참여하는 이들과 달리 휴식을 취하러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서두르지 않는다. 이론가는 우선 ‘지상’에서 행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한다. 도덕적 행동이 무엇인지, 시민적 결사체가 무엇인지를 두고 현장에서 탐구하려 하지, ‘집’으로 돌아가 책상에 앉아서 이론을 펼치려 하지 않는다.
_“01 회의론적 관념론” 중에서
오크숏에 따르면 우리는 우리가 관찰하며 인식한 대상에 어떤 용어를 일률적·확정적으로 부여할 수 없다. 우리가 관찰하고 사고하는 대상은 언제든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 다른 용어로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개념화 등 추상적 단계로 나아가면 이 용어 선택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그 복잡성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언어가 현실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규정 자체가 변화한다. 즉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어 언어가 현실을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언어가 현실을 ‘형성’하는 상황에 이른다. 자신의 성향과 성격을 설명하고 보여 주는 데 사용했던 MBTI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계속 규정해 자신의 향후 행동까지 예측하는 듯한 경험을 해 봤다면, 오크숏이 논하는 언어와 대상 간 역전된 관계성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_“03 표현할 수 없는 현실과 우발적 세계” 중에서
오크숏은 ‘메멘토 비베레(Memento vivere)’, 즉 ‘당신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라는 말이 “종교에서 제시되는 유일한 계율”이라고 강조한다. 오크숏에 따르면 모범적 삶의 방식을 갖춘 종교적 인간은 현재적 삶을 살아간다. 종교적 삶을 영위하는 이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목소리들은 젊음과 삶의 목소리들을 잠기게 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확신으로 그는 무엇도 놓치지 않는다. 두려움에는 그 어떤 의미도 없으며, 안전은 어떠한 매력도 안겨다 주지 않고, 불안은 행사되지 않으며, 성공은 흐릿하고 미정 상태의 미래에 묶이지 않는다”. 따라서 종교적 인간을 자극하는 유일한 불멸성은 구원을 통한 내세적 삶에서의 평안이 아니라, 지금껏 살아오고 있음을 몸소 느끼는 현재적 불멸성이다.
_“09 현재적 불멸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