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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29445674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18-01-30
책 소개
목차
Chapter 1. 돌아온 시엘로피
Chapter 2. 금발의 마왕, Lord K
Chapter 3. 아가씨
Chapter 4. Don A
Chapter 5. 라모르테
Chapter 6. 결심, 그리고 새로운 시작
Chapter 7. 로디사의 공주님
Chapter 8. 윌리엄 터너
Chapter 9. 폭풍전야
저자소개
책속에서
연희는 똑바로 그와 눈을 맞추었다.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사실에 당황해 정신을 못 차렸지만, 생각해 볼수록 슬슬 화가 올라왔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를 가지고 논 건 오히려 그였다. 그가 몇 번씩이나 정체를 물었을 때 조금은 양심에 찔렸는데, 이제 보니 자신이 숨긴 정체는 정체도 아니었다. 연희는 왠지 당한 거 같은 억울한 느낌에 그를 있는 힘껏 노려보았다.
전혀 무섭지 않은 그 매서운 눈초리에 그는 피식하고 웃을 뿐이었다. 역시나 그녀는 그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대부라기엔 너무 젊긴 하지? 게다가 이렇게 잘생기고 말이야.”
“그러게요. 정말 쓸데없이 잘생기셨네요. 사람 헷갈리게. 어디 그 얼굴로 대부 하시겠어요? 너무 곱상해서 별로 마피아라는 감도 안 올 거 같은데.”
그녀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자동적으로 연희에게 쏠렸다. 잔뜩 가시 돋친 그 말은 대놓고 그를 비꼬고 있었다.
그녀답지 않은 태도에 아놀드와 에드도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연희는 아랑곳 않고 한 걸음 더 그에게 다가가 똑바로 그를 쳐다보았다.
대놓고 발톱을 세운 아기 호랑이를 그는 오히려 아까보다 훨씬 덜 차가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역시나 이 정도로 물러나실 새끼 호랑이가 아니었다.
“대부님. 반가워요. 우리 대화 좀 할까요? 아, 하는 말마다 거짓말이라 대화가 안 되려나?”
화났다는 걸 온몸으로 드러내는 그 모습이 그에겐 하도 같잖아서 귀여울 뿐이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도 전혀 굽히지 않는 모습은 확실히 그를 흥미롭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는 다가온 그녀의 허리를 살며시 감싸면서 좀 더 가까이 그녀를 당겼다. 그의 손길에 순간 움찔했지만 여전히 그녀는 눈에 힘을 풀지 않은 채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답지 않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클라우드는 살짝 상체를 숙여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이봐. RODISA의 아가씨. 난 거짓말한 적 없어. 말하지 않았을 뿐.”
“나도 거짓말한 적 없어요. 말하지 않았을 뿐이지.”
“관광객이 이 자리에 이런 차림으로 있진 않아.”
“관광 맞거든요? 난 돌아갈 거니까.”
“이름도 거짓말이잖아. 예니엘 루시미아.”
“아니거든요! 그 이름도 내…….”
“예니엘.”
그녀를 부르는 할아버지의 목소리에 연희는 뒷말을 이을 수 없었다. Don A의 부름에 클라우드는 정중히 그녀의 허리에서 손을 풀고 그녀에게서 한 걸음 물러났다.
그제야 연희는 사람들 앞에서 그와 지나치게 알은척을 했단 생각이 들었다. 괜스레 민망해져 살짝 얼굴을 붉히며 연희는 할아버지 곁으로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