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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29463548
· 쪽수 : 568쪽
· 출판일 : 2018-04-26
책 소개
목차
1부. 쿤
1. 이난나의 선물
2. 세 가지 소원
3. 손바닥이 먹어 버린 말
4. 신성석 동굴
5. 일곱 개의 밤, 일곱 개의 낮
6. 보은의 시간
7. 배신
2부. 기치다
8. 황금숲의 신관, 기치다
9. 신전의 노예
10. 원리주의자, 현실주의자
11. 아크
12. 초경
13. 숲의 제전
14. 낙인
15. 황금 가지
16. 재회
17. 황금색 머리카락
3부. 선택
18. 새로운 임무
19. 북국의 밀사
20. 짐승들의 땅
21. 재회
외전 1. 자장가 ― 쿤
외전 2. 어느 오후의 수업 시간 ― 기치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위대하신 이난나께서 말씀하신다.
너를 사랑하는 두 명의 사내가 보인다.
네가 사랑하는 두 명의 사내가 보인다.
너를 죽이는 두 명의 사내가 보인다.
네가 죽이는 두 명의 사내가 보인다.
……역시 받지 않는 게 좋겠어.
저는 할머니 신관님의 신탁이 더 길게 이어지기 전에 얼른 새로운 말로 꼬리를 달기로 했어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두 명인 것보다는 한 명인 게 좋고, 죽이는 것보다는 살리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할머니처럼 몸을 앞뒤 좌우로 건들건들 흔들면서 홍알홍알 말했어요.
용감하고 씩씩한 레니에께서 말씀하신다.
내가 사랑하는 한 명의 사내가 보인다.
나를 사랑하는 한 명의 사내가 보인다.
내가 살리는 한 명의 사내가 보인다.
나를 살리는 한 명의 사내가 보인다.
할머니 신관님은 제 엉터리 예언을 듣고는 눈을 빼끔 뜨시더니 고개를 흔들흔들, 혀를 끌끌하셨어요. 네깟 년이 감히 위대한 여신님의 신탁에 딴지를 걸어? 하는 속의 목소리가 다 들렸어요.
저는 쪼끔 부아도 나고, 쪼끔 겁도 났어요. 하지만 저는 노예라 함부로 화를 내면 안 되었어요. 그래서 얼른 배시시 웃으며 말씀드렸지요.
“제가 나중에 어른이 돼서 어느 쪽이 맞았나 말씀드리러 올게요. 할머니 오래오래 사세요.”
“에구…… 되바라진 것. 궁금하긴 하다만 내가 그때까지 살 수 있을까 모르겠구나.”
할머니는 여전히 반쯤은 미혼약에 잠긴 목소리로 중얼중얼하다가 다시 햇볕을 받으며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어요. 저는 머쓱해져서 헤헤 웃고는 다시 담벼락에 등을 대고 눈을 감았지요.
우리는 그렇게 나란히 앉아 오랫동안 햇볕을 쬐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