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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30411422
· 쪽수 : 270쪽
· 출판일 : 2013-09-06
목차
낙조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채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책속에서
**≪박태원 중편집≫, <채가>
당시에 나의 수중에 준비되어 있던 돈은, 全 工事費의 三分 一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으므로, 우선, 청부업자는 두말하지 않고 일을 시작하여 주었다.
上樑 時에 건네어 주기로 한 다시 삼분 일의 공사비는 八方으로 주선한 끝에, 두 푼 오 리나 주기로 하고, 사사변을 얻어다 어김없이 갖다가 받혔다.
이제 남은 문제는 竣工과 동시에 그에게 내어 줄 마지막 삼분 일의 공사비인데, 그것은 나의 본래부터 예산이, 집이 거의 다 될 입시하여, 그 거의 다 된 집을 그대로 은행이나 조합에다가 집어넣고서, 더도 말고 전 공사비의 삼분 이 정도의 돈을 끌어내어, 절반은 이를 청부업자에게 주고, 다시 절반은 이를 먼저 얻어 쓴 사사변 淸算에 充當할 작정이었다.
공사는 별 지장 없이 순조로웁게 진행되었다. 나는 거의 매일같이 東小門 고개를 넘어 다니며, 처음에는 멀쑥하니 빈 기둥만 우뚝우뚝 서 있던 것이, 차차 기와를 잇고 벽을 치고 하자, 하루하루, 제법 집 모양을 갖후어 가는 꼴이, 보기에 하도 신통하고 또 재미스러워, 그만, 나의 觀相論 속에, 大事를 莫管하라 隨魔?不少니라 하는 글꾸가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설혹 나의 本意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 觀相쟁이를, 정녕, 靈하다고 할 밖에 없는 것이, 오죽하여야 죽을 數에다가 견주기까지 하는, 그러한 크나큰 일을 輕妄되이도 시작한 까닭으로 하여 나는 가진 곡경을 다 치르게 되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