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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30464763
· 쪽수 : 444쪽
· 출판일 : 2015-06-25
책 소개
목차
第一章·····················3
第二章·····················69
第三章·····················128
第四章·····················194
第五章·····················259
第六章·····················326
第七章·····················368
해설······················427
지은이에 대해··················430
지은이 연보···················434
엮은이에 대해··················437
책속에서
조선이라는 나라는 동양에 있은 나라였고 ‘자유’와 ‘평등’은 서양에서 생긴 물결이었읍니다. 이 自由와 平等이 核戰爭을 일으켜 결국 人類 前史에 終焉을 고하게 하는데, 六·二五動亂이라고 하는 그 前哨戰과 같은 전쟁이 벌어진 곳이 바로 이 조선이라는 땅이었읍니다. 그런데 족보를 따지면 르네상스를 어머니로 하는 프랑스革命이 낳은 男妹라고 할 수 있는 ‘자유’와 ‘평등’이 어찌하여 생면부지라고 할 수 있는 조선이라는 엉뚱한 나라에 가서 충돌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하여 우리는 世界史라고 할 수 있는 西洋史의 흐름을 더듬어 볼 필요가 있겠읍니다.
‘民族이냐, 階級이냐?’ ‘自由냐, 平等이냐?’ 하고 다투는 것은 마치 ‘圓形이 더 크다. 아니다, 四角形이 더 크다’ 하고 싸우는 것과 무슨 다름이 있겠읍니까. 이 이야기를 ‘圓形의 傳說’이라고 이름 한 것은 쑥스러운 時節에 있었던 이야기라는 것이고 무슨 딴 뜻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당시의 인간들이라고 해서 그렇게 쑥스럽게만 산 것이 아니었읍니다. 마치 地球가 겉으로 보기에는 딱딱한 죽은 껍질이지만 그 地殼 속에는 불덩어리가 이글거리고 있는 것처럼, 인간도 밖에서 보기에는 쑥스러운 껍질로 싸여 있었지만 그 속에는 불도 있었읍니다. 그리고 지구의 어떤 부분에서 가끔 불덩어리가 지각을 뚫고 噴出하듯이 어떤 인간에 있어서는 그 속에 꼭 싸여 있던 불이 그 쑥스러움을 뚫고 튀어나오는 수가 있었지만, 그것은 正史에는 기록되지 못하고 野史의 한구석에 겨우 끼일 수 있었을 뿐이었읍니다. 이제부터 이야기하려고 하는 私生兒의 이야기도 그러한 野史의 한 토막이라고 할 수 있겠읍니다.
“모두 二分法이란 것 때문이오. 세상에는 分法이 여러 가지 있지만 이 二分法이란 것이 압도적으로 많고 따라서 가장 人間的인 分法인데, 그래서 가장 주먹九九로 돼 있는 거요. 二分이란 바꾸어 말하면 對立인데 소위 科學的이라는 입장에서 볼 때 세상에 對立이라는 것은 없는 것이오. 한 줄로 ‘나라비’를 시켜 놓으면 서로 이웃이 되어서 모두 親戚이란 말이오. 靑은 남색과 藍은 紫朱와, 자주는 赤色과, 적색은 朱黃과, 주황은 綠色과, 녹색은 靑色과, 이렇게 한 바퀴 휘 돌게 되거든. 道德도 마찬가지. 봐요. 善은 忠과, 충은 愛國과, 애국은 暗殺과, 암살은 惡과. 그리고 이번엔 거꾸로 말이오. 惡은 도둑질과, 도둑질은 굶주림과 奉養과 봉양은 孝와, 孝는 善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