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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91130465197
· 쪽수 : 470쪽
· 출판일 : 2015-11-16
책 소개
목차
여생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비록 역사학자와 종교학자가 이미 이번 세기의 대학살에 대해 각종 논증을 펼쳤으나, 한 무리는 대학살 때문에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잃었고, 또 다른 무리는 대학살로 더욱 큰 믿음이 생겨났으니, 하나님의 성스러운 뜻은 헤아릴 길이 없다.
“우리 사이더커인은 나무의 정기를 받아 태어났어. 천성적으로 우리는 산과 나무에서 떨어질 수 없어. 평지의 아파트로 옮겨 간 사람은 죽도록 화분을 가꾸는데, 대부분 사람 머리보다 큰 화분을 돌보지. 우리 엄마 말로는 우리는 식량이 없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대. 나무의 정기를 마시면 충분하거든.”
누이는 가까이 다가와 나에게 똑똑히 보여 주었다.
“내가 바로 나무의 정기를 먹고 자란 사람이야.”
그것은 한 그루의 커다랗고 아름다운 나무였다. 몇천 년이 지나서 만들어진 정기인지 알 수 없으나, 절반은 나무요 절반은 암석으로 이루어진 나무줄기는 당시 섬나라에서 유일하게 ‘이질’적인 것이었다. 나무 부분이 성숙해지자 그해에 사랑이 가득 차올랐고, 주체하지 못하고 ‘정액이 떨어졌다’. 정액 방울은 질을 뚫고 들어가 빈 자궁에 붙는다. 원래 그 자궁 속에는 ‘암석 알’ 하나가 몇 년인지도 모를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무의 정액과 암석 알이 ‘만나’ 첫 번째 낳은 것이 사이더커의 여자아이고 두 번째 낳은 것이 사이더커의 남자아이다. 남자아이는 모친과 마찬가지로 ‘암석의 포학함’을 타고나 민첩하고 용맹했고, 여자아이는 부친의 ‘강한 정기’를 이어받아 부드러우면서 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