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30600093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13-08-26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지난 일 년 동안 자위를 정확히 468번 했다. 그러니까 대략 일주일에 9번, 하루에 1.28번꼴로 한 셈이다. 자위를 그렇게 자주 했다는 사실과 꼬박 일 년 동안 횟수를 기록했다는 사실 가운데 뭐가 더 놀라운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그렇게 했다. 침실 탁자 서랍 속에는 자위 횟수를 기록해 둔 포스트잇이 차곡차곡 쌓여 갔다.
나는 손이 더러우면 반드시 씻어야 했다. 게다가 내가 ‘더럽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보통 사람들과 확연히 달랐다. 사람들은 닭 날개 요리를 먹은 후나 용변을 보고 난 후에 손을 씻는다. 하지만 나는 동물, 어린이, 우편함, 엘리베이터 버튼, 돈, 특히 동전을 만진 후에도 반드시 손을 씻었다. 다른 사람의 손이나 소금, 후추, 조미료를 포함한 모든 음식들과 풀, 흙, 나무 등 ‘자연’의 모든 것들을 만진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손을 자주 씻어 댔다. 손 씻는 일 외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
내게 캠핑은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서 폭발하고 그 결과 생겨난 먼지들이 태양을 가려 모든 공룡이 죽었다는 비극적인 시나리오와 같았다. 이틀 동안 집 밖에 있어야 한다고? 밖에서 자야 한다고? 풀과 흙 위에서? 샤워도 못 하고? 벌레는 또 어떡하고? 섬뜩한 뱀 같은 게 나타난다면? 설거지할 데도 없는 곳에서 지저분한 스모어를 먹는다고? 간이 화장실 아니면…… 풀숲에서 볼일을 봐야 한다고? 그건 악몽이었다. 지독한 악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