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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30606972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6-01-05
책 소개
목차
전설의 시작, 나무꾼과 선녀
저대, 저대로 울던 날
나는 내 동지
아주 멀리 있는 별과 별 끼리
방아쇠가 당겨진 뒤
뱀이 뱀을 물고
봉래산에 쓴 낙서
에덴동산을 떠나며 1
미친 돌개바람
에덴동산을 떠나며 2
난핑촌 그 겨울
두만강 이쪽과 저쪽
우리가 손을 들어
북쪽 녀자
열쇠와 자물쇠 사이
누군가, 울면서 가던 아이
생감자를 먹을 때
잊히지 않는 일, 하나 둘 셋
별을 보고 눕다
검은 은하수 저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난핑촌은 강변 마을이었다. 눈을 들어 바라보면 두만강 건너 북한 무산읍 칠성리 마을이 손에 잡힐 듯했다. 난핑촌의 개가 짖으면 칠성리의 개들도 따라서 짖었고, 칠성리에서 사람들의 갑작스런 웃음소리가 들려오면 난핑촌 노인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강 너머를 건너다보곤 했다.
탈북자들은 이삼 일에 한 번 꼴로 강을 건너 난핑촌으로 넘어왔다. 때로는 여자 혼자 건너오기도 했고 일가친척이 한꺼번에 넘어오기도 했다. 마을을 그냥 스쳐 지나간 탈북자들은 어쩔 수 없었지만 나는 그해 겨울과 봄 사이에 난핑촌으로 숨어들어왔던 거의 모든 사람들을 만났다.
브로커에게서는 더 이상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두만강에도 여름이 무르익고 녹음이 울창하던 8월 11일, 나는 더 이상 난핑촌에 그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8월 11일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숨이 컥컥 막혔던 것이다. 림채하와 헤어지던 날, 그 뒤로 벌써 세 번째 맞이하는 날이기도 했다.
나는 그날, 쑥대처럼 우북하던 머리를 잘랐다. 그러고는 류 씨 아저씨에게도 비밀로 한 채, 홀로 두만강을 건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