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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0910033
· 쪽수 : 158쪽
· 출판일 : 2021-06-22
책 소개
목차
1부
가갸거겨 서시 ― 12
시 짓는 일 ― 13
섬 ― 14
안부를 묻다 ― 15
첫눈 ― 16
당신 말고 초승달 ― 17
녹슨 화로의 말 ― 18
얼굴 속 얼굴 ― 19
스스로 원했으면서 ― 20
고목이 누워 ― 21
그 섬돌 ― 22
우도에서 ― 24
내가 사랑한 순간들 ― 25
두루미 사랑법 ― 26
조개무지 설화 ― 28
월동 무 이삭줍기 ― 29
수마포 일기 ― 30
노을 ― 31
자귀나무 꽃 ― 32
도통할지도 모르는 ― 34
2부
첫사랑 ― 36
세화리 귤꽃 ― 37
오늘 내 낚시 조황 ― 38
파도 ― 39
바나나 껍질 고考 ― 40
해당화 ― 41
네이름사막 ― 42
그날 처녀귀신에게 고함 ― 44
낡은 단소 이야기 ― 46
거룩한 신앙 ― 47
아들 눈은 캄캄하네 ― 48
걷다 보면 땅끝 ― 49
우는 제비 ― 50
반어법 훈련 ― 51
그래도 봄날은 가네 ― 52
흰 나비 엽서 ― 53
낮술 한잔 ― 54
그래, 시를 쓰자 ― 55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다 1 ― 56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다 2 ― 58
3부
너에게 가는 길 ― 60
술시 줄다리기 ― 61
공무도하 ― 62
우주 어딘가 ― 64
수자리나 살자 ― 65
홀로 바둑을 두면서 ― 66
손가락이 아니면 ― 67
꿈보다 해몽 ― 68
이 또한 흘러가리라 ― 70
저승은커녕 ― 71
서산에 절하고 ― 72
파도를 울리지 마요 ― 73
로또 판매점 앞을 지나며 ― 74
낚시 매듭의 원리 ― 75
성산포 바람 ― 76
즐거운 걱정거리 ― 77
내 몸 단방약 ― 78
전에 볼 수 없던 꽃들 ― 79
거리두기 ― 80
하얀 꽃 천지 ― 82
4부
대야 지나는 길에 ― 84
단짠신쓴 ― 85
무지개가 뜨는 이유 ― 86
바다만큼 ― 87
계기일식 있던 날 ― 88
중산간 돌담 무덤에 앉아 ― 89
찌르레기 넌 누구냐 ― 90
나는 물고기자리 ― 91
별똥별에 빌고 싶거든 ― 92
칠석인데 ― 93
바다와 눈씨름 한판 ― 94
안개꽃 꽃말 ― 95
저 두견새 울음 운다 ― 96
겨울 꽃을 보다가 ― 98
나도 보았다 ― 99
너는 시가 되었구나 ― 100
새 프러포즈 ― 101
직립 보행에 대하여 ― 102
그럭저럭 ― 103
하현달을 보았다 ― 104
5부
이승에는 이쯤 하고 ― 108
해금에게 ― 109
월식 ― 110
용눈이오름에 올라 ― 111
바람 ― 112
빈 술병 ― 113
태풍주의보 ― 114
모슬포 대방어 ― 115
소년과 그대와 나 ― 116
다음 역은 봄날역 ― 117
민망한 고백 ― 118
꽃이라면 어느 계절에 ― 119
너는 없는 집 ― 120
두고 보아라 ― 122
창난젓을 맛보다 ― 123
혼자 콩나물을 삶다 말고 ― 124
마두금을 배워야겠다 ― 126
내 벗을 위한 자서전 대필 메모 ― 128
반딧불이 ― 131
하여튼 봄이 오면 ― 132
발문 작은 거인의 휘파람 소리?김양호 ― 137
시인의 말 ― 156
저자소개
책속에서
청 사과에 과도를 질러 넣고
잠시 멍하니 앉았습니다
나눠지지 않은 척,
사과는 한동안 서로 꼭 붙어있는데
한쪽 집어 드는 순간
남은 반쪽이 벌렁 뒹구는 걸 봤죠
그대
아직은 버틸 만한지,
나처럼 자주 나뒹굴지나 않으시는지
― 「안부를 묻다」, 전문
참숯이 아니면 가슴에 품지 않던 날들이 있다. 내 몸이 황동으로 만들어졌다는 헛된 과시 때문은 아니었다
쉬엄쉬엄 자랄수록 단단해지던 참나무는 도끼날을 받으면서도 저항하던 놈이었다. 나에게 안긴 뒤에도 이미 사윈 재를 들춰 볼 때면 시뻘겋게 충혈된 녀석 눈은 암팡지게 이글거렸다
그 애만 돌아온다면 지금이라도 나는 온몸 구석구석을 흐르는 구리선 같은 핏줄을 세울 자신이 있다. 오로지 그뿐, 천하의 명약도 나에겐 쓸모가 없다
그 애를 품었던 기억 때문에 나는 서둘러 녹슬고 있다. 발병發病의 원인을 나만큼 알 이가 없을 것이다
― 「녹슨 화로의 말」, 전문
내 일찍이 주워들은 건 있어서
매화가 아니면 꽃이 아닌 줄 알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 내 맘 한 구석에 고집이 남았지만
한때는 진달래가 아니면
진짜 꽃이 아니라고도 믿었다
이른 봄의 얼굴이 저 성품의 얼굴일 것만 같아서
연분홍 은은한 때깔에
눈이 완전히 먼 채로만 살았다
진달래 참꽃이 지고나면
더 기다릴 꽃도 없는 줄 알았다
당연히 궁벽한 시골 논 두럭 출신인 자주달개비나
겨울에 죽은 잡초더미에서
개불알꽃이 피는 줄 몰랐고
그 애들까지 다
꽃으로 부른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세상 모든 사랑은 첫사랑처럼 온다
내가 알았어야 했다
당신이 가버리고 난 뒤,
새로 피는 꽃들은 모두 당신이다
―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다 1」,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