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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623030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PART 1 나는 결혼 없이 산다
엄마, 여기서 결혼 이야기가 왜 나와? / 가족은 어디에 두고 오셨어요? / 남자도 명함도 없는 싱글이 어때서 / 결혼 안 하면 안 괜찮은 사람인가요? / 가정의 달이 뻘쭘한 사람 / 비혼과 기혼, 어떤 게 더 나을까 / 아이를 낳아야만 어른이 된다? / 닮고 싶은 싱글 선배, 엄마 / 어디에도 못 끼는 비청년 가구의 청약분투기 / 나도 혹시 콜 포비아? / 어떤 날은 혼자여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고
PART 2 나의 폐경을 충분히 애도하며
'괜찮다'는 말로 나를 소독하기 / 애매한 나이로 산다는 것 / 나의 폐경을 충분히 애도하며 / 아이유를 바라보는 이효리의 미소처럼 / 어느 날 불쑥 찾아온 갱년기 / 거울 앞에서 흰머리가 거슬릴지라도 / 매일 밤 아홉시, 엄마와 딸은 서로를 밟아준다 / 스물여덟이 늦었다고? 나는 마흔여덟인데 / 아줌마도 어머니도 아닙니다
PART 3 보호자 없는 인생에서 진짜 필요한 것
못 나가도 괜찮아 / 일하고 싶지 않을 때 일하지 않기 위해 일하는 삶 / 남들과 다른 속도로 외롭지만 씩씩하게 / 마지막 이력서이기를 / 일하는 여자 동료를 잃거나 만난다는 것 / 보호자 없는 인생에서 진짜 필요한 것 / 친한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일 / 나이 드는 나와 불화하지 않고 사는 법 /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
PART 4 짝이 없어도 충분하다
싱글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 / 여전히 유치하고 성실하게 이기적인 연애 / 금은 밟아야 맛이다 / 가지 않은 길에 미련 버리기 / 다시 만난 준세이 / 남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오해하는 사람들 / 아무나와 사귀고 싶진 않다 / 미친 척, 탱고 클럽에 가다 /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PART 5 남은 삶을 근사하게 만드는 방법
쓸모없는 일의 근사한 쓸모 / 뜨거운 커피, 우연히 고른 좋은 책, 따뜻한 악수 / 매일 밥을 짓는 마음으로 / 외모 품평을 사절합니다 / 명절에 가족을 벗어난 여자들 / 마흔 넘어 생긴 장래희망 / 끝난 것 같아도 끝이 아니다 / 항상 행복할 필요는 없다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누구에게나 삶은 무겁고, 마흔여덟 살 싱글녀의 삶도 만만찮게 무겁다. 그 무게를 견디기 위해서는 “뭐 어때?” 혹은 “아직 늦지 않았어.”라는 말로 마음을 소독해주어야 한다. 나는 뒤늦게 배우고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안 괜찮을 이유가 하나도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난 오늘도 내가 꿈꿨던 40대와는 거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다 할 큰일은 일어나지 않은 보통의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내고 있다. - ‘‘괜찮다’는 말로 나를 소독하기’ 중에서
“제가 올해 스물여덟 살인데요, 지금 이 일을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은 걸까요?”
어머나. 그 친구의 표정을 보니 웃으면 안 되는 진지한 상황인데, 정말 매우 몹시 미안하게도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으나 꾹 참았다. 얼른 얼추 결이 맞는 진지함을 갖추고 ‘난 이 일을 마흔에 시작했고, 서른 넘어서 시작한 사람도 많다. 그러니 전혀 늦은 게 아니다. 멀리 놓고 보면 2, 3년이 늦고 빠르다 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주었더니 안도하는 눈빛이었다. 실례가 될 수도 있지만 그녀를 바라보면서 자꾸 엄마 미소가 지어졌다.
‘스물여덟이 늦었다고 생각하는구나. 난 지금 마흔 초반만 되어도 바랄 게 없겠는데.’
젊은 후임이 보이는 불안과 걱정에서 봄나물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 젊음이 짊어진 무게가 가볍다거나 내 것보다 못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그때에는 그만큼의 무게가 있고, 그것이 가장 무거운 법이니까. - ‘스물여덟이 늦었다고? 나는 마흔 여덟인데’ 중에서
한쪽에서는 젊은 여성이 배를 움켜쥐고 부축을 받으며 들어오고 한쪽에서는 나처럼 오래 대기하던 외국인 중년 남성과 한국인 부인이 간호사에게 언제쯤 진료를 할 수 있냐고 몇 번이고 묻고 있었다. 진료실에서는 여든은 넘어 보이는 할머니가 환갑은 넘어 보이는 할머니의 부축을 받으며 나오고 있었다. 모두 어떤 형태로든 보호자가 있었다. 내 발로 올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질병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늦은 밤 병원 응급실에 혼자 앉아 있으려니 나 혼자 뚝 떨어진 행성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지금 배가 고파서 그런 거야.’
그렇게 애써 위로하면서 두 시간 만에 의사를 만나 ‘급성 결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은 뒤, 밤 열한 시에야 병원을 나섰다. 지칠 대로 지친 나는 그날따라 무겁게 느껴지는 가방을 들춰 메고 택시 정거장으로 향했다. - ‘보호자 없는 인생에서 진짜 필요한 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