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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지은이), 송섬별 (옮긴이)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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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여름 1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사라지지 않는 여름 1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30628097
· 쪽수 : 348쪽
· 출판일 : 2020-01-20

책 소개

몬태나주의 시골 마일스시티에서 자라난 캐머런 포스트는 열두 살의 어느 날,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잃는다. 소꿉친구 아이린과 키스한 날 밤에.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그 일은 아무도 몰라’라는 안도감에 빠지자마자, 곧바로 그런 생각을 한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가 캐머런을 옥죈다.

목차

1 1989년 여름
2 1991~1992년 고등학교 시절

저자소개

에밀리 M. 댄포스 (지은이)    정보 더보기
소설의 배경이 된 몬태나주 마일스시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몬태나주립대학교에서 소설창작 석사 학위를 받고, 네브라스카대학교 링컨캠퍼스에서 문예창작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로드아일랜드대학에서 문예창작과 문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산문 계간지 컵보드(Cupboard)의 공동 편집장을 맡고 있다. 에밀리 M. 댄포스의 단편소설 「훨씬 어려운 모든 것(Everything That Much Harder)」은 2005년 영국 크로마 매거진의 국제퀴어소설상과 윌로우 스프링스 매거진의 조지 개럿 상을 받았다. 또한 NPR과 허핑턴포스트에 산문을 기고했다. 『사라지지 않는 여름』은 저자의 데뷔작으로, 2012년 아마존, 커커스, 보스턴글로브, 학교도서관저널의 올해의 책에 올랐고 북리스트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되었다. 람다문학상 LGBT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몬태나도서상과 윌리엄 C. 모리스 데뷔소설상을 수상했다. 2018년 이 소설을 영화화한 「캐머런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이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www.emdanfor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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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섬별 (옮긴이)    정보 더보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잘 듣고, 읽고, 쓰고 싶어 번역을 시작했다. 여성, 성소수자, 노인과 청소년이 등장하는 책들을 더 많이 소개하고 싶다. 《페이지보이》, 《자미》, 《눈과 보이지 않는》, 《낭비와 베끼기》, 《당신 엄마 맞아?》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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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하지만 루스 이모가 따라 일어서더니 내 얼굴에 대고 송곳처럼 날카롭게 외쳤다. “할머니께서는 이 얘기를 하고 싶지 않으시대! 할머니는 이 상황이 역겹다고, 역겹기 짝이 없다고 하셨어! 우리 모두 그렇다.”
루스 이모는 내 뺨을 후려칠 기세였다. 레이도 크로퍼드 목사도 입을 딱 벌린 채 이모의 말을 듣고 있었다. 내가 자리에 앉자 우리는 다시 우리의 대화를 이어갔고 한 시간 안에 우리는 모든 결정을 내렸다. 오는 금요일에 루스 이모가 나를 ‘하나님의 약속 기독 사도 프로그램’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나는 그곳에서 최소 1년, 그러니까 두 학기를 보내면서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에 각각 한 번씩 방학을 얻을 예정이었다. 그다음에 우리는 발전이 있는지 지켜볼 예정이었다.
크로퍼드 목사는 떠나기 전 신이 나의 회복을 도와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기나긴 기도를 한 뒤 모두를, 심지어 나까지도 안아주었다. 나는 가만히 있었고, 곧이어 크로퍼드 목사는 릭 목사가 팩스로 보내온 신청 서류와 입소 조건이 든 마닐라 봉투를 내게 주었다. 입학 비용은 1년에 9,560달러였는데, 부모님의 부동산을 팔아서 생긴 돈, 즉 내 학자금을 위해 두 분이 남겨놓은 돈으로 지불될 예정이었다. 단순하기 그지없는 결정이었다.


“이건…… 잘못된 거야.” 콜리는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로 중얼거렸다. “이건…… 그냥 장난으로 끝났어야 해. 난 그런 거 되고 싶지 않아.”
“그런 거라니?” 내가 물었다. 갑자기 방금 한 일이 우리 둘이서 한 일이었음에도, 갑자기 내가 잘못한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다이크.” 콜리가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인데?”
“무슨 뜻인지 알잖아.”
“누구한테 무슨 뜻이라는 소리야?”
“하나님.” 콜리가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그 질문에 대답할 말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린지라면 뭐라고 대답했겠지만, 나는 그만한 확신이 없었다.
“너에게는 큰일이 아니야?” 콜리가 물었다. “그러니까, 엄청나게 큰일이 아니냐고. 우리가 같이 시간을 더 많이 보낼수록 점점 더 그만둘 수가 없어져.”
“어쩌면 그만둘 일이 아니어서 그런지도 모르지.” 내가 말했다.
“어쩌면 애초에 시작부터 하지 말았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콜리가 대답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내 예상과는 전혀 달리 콜리가 나에게 진하게 키스했고, 그 뒤에는 나를 침대에 눕힌 뒤 내 몸 위로 올라왔다. 우리는 한참 동안 그 자세로 키스했다. 조금 전까지보다 훨씬 진한 키스, 마치 콜리가 나를 떨쳐버리고 싶어서, 그래서 온 힘을 다해 격렬하게 키스하면 나를 영영 떨쳐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라도 하는 것 같은 키스였다.


그래서 엄마와 아빠, 그러니까 내 어머니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이야기해주었다고 했다. 그때 내가 처음 한 생각, 머릿속에 맨 처음 떠오른 생각은 이거였다. 그러니까 할머니는 아이린과 나 사이의 일에 대해 모르시는구나. 아무도 모르는구나. 할머니가 그 말을 하고 나서, 그래서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걸 알고 나서도, 적어도 내 귀에 그 이야기가 들리고 나서까지도 나는 곧장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엄청난 사건, 내 세상을 온통 뒤흔들어버린 어마어마한 소식을 이해해야 하는데, 내 머릿속에는 여전히 엄마와 아빠는 우리 일을 몰라. 엄마 아빠는 몰라, 그러니까 우린 안전해, 하는 생각만이 맴돌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제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을 알게 될 엄마와 아빠는 세상에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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