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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30638362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21-06-24
책 소개
목차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이 인용 게임
프랑스 영화처럼
해변의 밤
주례
태풍을 기다리는 저녁
망원
해가 지기 전에
해피 투게더
해설 어떤 사람 A_인아영(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끔은 민주가 이 세계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 갑작스런 연락을 받고 민주를 만났던 일이며 마주 앉아 나누었던 이야기 전부가 잠깐의 꿈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나는 민주를 기억했고, 또 민주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으므로 계속 소설을 썼다. 다만 그럴수록 내가 쓴 소설들은 민주에게서 멀어져서, 결국에는 민주와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리곤 했다.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중에서
기선은 쾌청한 하늘에 방금 전에 보았던 빛의 부스러기를 그려 보았다. ‘작고 초라하다.’ 그런 말밖에는 해줄 수 없는 빛이었다. 기선은 일몰을 기다리지 못하고 폭죽에 불을 붙이는 누군가를 잠시 동안 상상해 봤다. 심지의 끝에 불붙은 성냥을 가져다 대는 손과, 하늘을 올려다보는 뒷모습을. 그리고 빛보다 더 오래 허공을 차지하고 있는 연기를. 차가 어느새 해변 도로를 완전히 지나쳐서, 더는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해가 지기 전에」 중에서
나는 눈이 오는 풍경을 보고 싶다고 했다. 호주에서는 흰 눈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노영은 그러면 언젠가 함께 눈을 보자고 내게 말했다. 그건 고백에 가까운 말이었는데, 나는 물론 받아들였다. 언젠가 함께 흰 눈이 덮인 풍경을 보자고, 어느 여름날에 우리는 그런 약속을 했었다.
-「이 인용 게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