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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은이), 양윤옥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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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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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미궁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30692739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2-08-24

책 소개

일본 대표 문학상을 휩쓴 천재 작가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인장 같은 소설 『미궁』이 독자들의 요청으로 10년 만에 전격 재출간되었다. 독특한 시선과 문체, 헤어나기 어려운 늪과 같은 우울을 빚어내는 나카무라 후미노리표 추리소설의 진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절호의 기회다.

목차

미궁_7쪽
옮긴이의 말_236쪽

저자소개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7년에 일본 아이치현에서 태어나 후쿠시마대학 행정사회학부를 졸업했다. 2002년 『총銃』으로 신초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2004년 『차광』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받았다. 2005년에는 『흙 속의 아이』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2010년에는 『쓰리』로 오에겐자부로상을, 2016년에는 『나의 소멸』로 분카무라되마고문학상을 받아 지금까지도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쓰리』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2012년 최고의 소설 10선’에, 『악과 가면의 룰』은 ‘2013년 최고의 미스터리 소설 10선’에 선정되었다. 또한 2014년에 미국의 데이비드구디스상을 일본인 최초로 받았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영어, 프랑스어 등 15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한국에서 출간된 작품으로는 『흙 속의 아이』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 『쓰리』 『악과 가면의 룰』 『왕국』 『교단 X』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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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옥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을 번역해 2005년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하였다. 대표적인 번역서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여자 없는 남자들》,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악의》 《유성의 인연》 《녹나무의 파수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지옥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스미노 요루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외 다수의 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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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답지 않은 짓을 하자고 생각했다.
평소의 나라면 하지 않을 짓을. 거부감이 느껴질 만한 짓을. 설령 나 자신까지 불쾌해질 만한 짓이라도. 내 존재의 경향이라는 것이 있다고 치고, 그것과는 반대되는 짓을, 때로는 무리를 해가면서라도.


“마지막으로 한 가지. 그 사나에라는 여자, 실은 유명한 사람이야.”
나는 다시 남자의 얼굴을 멍하니 보았다.
“당신, 그 여자와 같은 중학교에 다녔지? 아, 미안해, 실은 어제부터 당신들을 내내 미행했거든. 그 여자는 학기 도중에 전학을 왔다가 곧바로 다시 전학을 갔을 거야. 그 여자, 중학생 때는 어머니 쪽 성씨를 썼을걸? 소문, 들은 적 없어?”
남자가 계산서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히오키 사건, 알지?”
“예?”
“그 여자가 현장에 남아 있던 유가족이야. 그 미궁 사건의.”


언제부턴가 묘한 예감을 품게 되었다. 딱히 변태적인 성향 따위는 없을 텐데도, 나는 하고 싶지도 않은 바보 같은 범죄를 저지르고 파멸해 버리고 말 것 같은 예감. 몸을 한없이 무겁게 만드는 우울에 벌레에 파먹혀 들어가는 사과처럼 모든 것을 잃고 언젠가는 목을 매고 죽어버릴 것 같은 예감. 나 자신의 성격과 앞으로 예상되는 내 인생을 생각했을 때, 도저히 견뎌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예감. 내 인생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해 본다. 나답지 않은 짓만 골라서 하다 보면 조금쯤은 그런 예감을 한참 나중으로 미룰 수 있지 않을까, 멍하니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평소 같으면 회피했을 유형의 상황을 자진해서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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