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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라 모든 시냥

피어라 모든 시냥

김자흔 (지은이)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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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라 모든 시냥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피어라 모든 시냥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14193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19-04-25

책 소개

푸른사상 시선 101권. 김자흔 시인의 시집. '고양이 시냥'인 시인의 시 한 편 한 편에는 고양이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겨 있다. 세상의 모든 고양이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시집에 가득 담았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몽이
몽이 / 나는 누구이게요? / 과수원길 10-4 고양이는 / 유쾌한 똥꼬 / 웃는 눈썹달 / 아기 고양이 봄날을 놀다 / 고양이와 망초꽃 술래 / 일곱 빛깔 무지개 꽃 고양이 / 고양이와 동시다발 놀이 / 연둣빛 고양이 새 / 고 바람 / 그예 시 한 편 부탁 / 김담비 / 하롱하롱 봄날 / 어린 고양이와 폭설 사이

제2부 불손의 힘
불손의 힘 / 최고의 협상가 / 생각은 흐뭇한 배반이죠 / 현대판 신데렐라 고양이 / 블랙 망고 이야기 / 완벽하지만 또 완벽히 갈라져버린 / 고양이 하기 / 유쾌한 동거 / 매일매일의 블루 / 이건 너무나 고요한 일 / 고양이 같은 봄날엔 / 광지원의 지원이 / 고양이 명 / 그럴 수만 있다면 / 모종의 합의 / 그 이유를

제3부 명명
명명 / 고양이 연금술사 / 밤의 노래 / 보름달 밤의 방문객 / 『나보다 더 고양이』에서 하는 말 / 고양이를 위한 노래 / AB형 시인과 고양이 / 전령의 세레나데 / 고양이 이론 / 길 길냥 / 밤에만 노는 고양이들

제4부 고양이 자서
공손한 죽음 / 고양이 자서 / 한 마리 고양이가 우주의 핵심에 다가갔다 / 노란 울음 / 꿈 안의 막 / 한 경계 막 / 격정 / 너만 없는 일기 / 하얀 물음 / 전생에 빚진 고양이 / 비루한 인정 / 이사 날짜를 받아놓고 / 은별이의 좌충우돌기 / 고양이 안테나 통신 / 매일 아침의 간이식당

작품 해설:고양이 여신과 위대한 어머니로서 시인 - 임동확

저자소개

김자흔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시인, 숭의여대 문창과⋅한국방송대 국문과를 늦깎이로 졸업하고, 2004년 <내일을여는작가>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시집 <고장 난 꿈>(2011), <이를테면 아주 경쾌하게>(2017), <피어라 모든 사냥>(2019), <하염없이 낮잠>(2022), <고양이는 왜 입체적인가>(2024)를 발간하였다. 2018년 숭의문학상을 수상하였고, 경기문화재단⋅충남문화재단 기금 선정, 두 권의 시집을 e북으로 출간하였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옛날얘기 들려주시는 어머니와 책 좋아하시는 아버지 곁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2020년, 고양이 다섯 마리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버스가 하루 세 번만 드나드는 불편 말고는 모든 게 다 좋은 정안(正安) 화랑터에서 안분지족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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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기 고양이 봄날을 놀다

고양이는 나비
나비는 살구꽃잎

톡 야옹 톡 야옹
톡톡 야옹야옹 톡톡 야옹야옹

살구나무에 올라 나비 쫓던
아기 고양이

한 방 헛발질에
꽃가지가 아찔 흔들려

살구꽃잎 낙하
노랑나비 낙하
아기고양이 낙하

낙 하 하
낙 하 하
낙 하 하

고양이와 나비와 살구꽃잎이
빙그레 한 점으로 돌다가
부드럽게 웃음 착지

나른히 졸음 떠밀려오는
어느 봄날 오후의


명명

그들의 입은 ㅅ으로 돼 있다

ㅅ의 입은 좀체 말을 누설하지 않는다

ㅅ의 입으로 속임수를 쓰거나
ㅅ의 입으로 가시 돋친 말을 내뱉지 않는다

ㅅ의 입으로 해답을 요구한 적도 없고
ㅅ의 입으로 사건을 은폐한 적도 없다

ㅅ의 입은 모든 말을 초월해버린다

본질 근원 너머에서 오는 말의 오해

ㅅ ㅅ ㅅ ㅅ ㅅ ㅅ ㅅ ㅅ ㅅ

수천 년 전부터 내려오는 신화까지도
그들은 전부 침묵으로 일관해버린다


꿈 안의 막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정말 이럴 순 없는 거잖아요
산목숨을 땅에 묻을 순 없는 거잖아요
형편이 어려운 것도 아닌 거잖아요
한번 병원에 데려갈 수도 있는 거잖아요
나는 이웃집 남자를 저지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 사이 구덩이는 점점 더 깊어졌다
한 녀석은 짐짝처럼 사지가 묶여 있고
한 녀석은 내팽개쳐져 피를 흘렸다
저 몸으로 여기까지 온 것도 다행이라며
이웃집 여자가 동정을 보냈다
달리는 트럭에 부딪쳤다지만
좀 전 그 집 아이와 올라올 때는
분명 명랑한 걸음이었다
이웃집 남자가 행동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다행히 생각을 고르는 것 같았다
마음이 놓였던지 저절로 눈이 떠졌다
울음은 계속해서 꿈 밖으로 터져 나왔다
캄캄한 도로에 누워 있는 고양이를 본
어젯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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