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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14827
· 쪽수 : 116쪽
· 출판일 : 2019-12-0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대동소이 / 갈대 / 월장 / 날이 저물면 / 노을의 시 / 시의 경제학 / 산수의 시 / 간고등어 / 폭설 / 달력도 없이 / 하나 / 달마도 / 부석사 / 염불
제2부
낟알 / 단비 / 사이 / 산딸기 따는 법 / 고로쇠 / 꿀밤 / 내비도 / 벚꽃 / 나뭇잎은 / 하이쿠풍으로 / 빵구 / 역설 / 짐을 지다
제3부
꽃은 피고 물은 흐르고 / 참으로 용하신 당신 / 삼국지풍으로 이름나기 / 도라지 까며 울다 / 보-ㅁ 모-니껴? / 문상 / 낙안 / 회갑산에서 / 나이 / 진달래 피는 풍경
제4부
2009년, 일식(日蝕) / 호모 폴리티쿠스 / 삽질에 대하여 / 폐차장에서 / 달동네 / 기역이 / 노동자 김 씨의 말 / 자전거 타기 / 걸레 / 장래희망 / 너를 만나려고 / 한글반 교실에서 / 광화문 별곡 / 수꼴에 대하여 / 여운형
제5부
빗소리 / 안부 / 소를 잃다 / 집을 버리다 / 빈집 / 낯설게 하기 / 사계 / 지우개 들고 / 풀벌레 소리 / 바람의 말 / 이리 오너라 / 동백이 지네 / 눈이 내리네 / 병신년 / 작가회의 뒤풀이
작품 해설:꽃이 피고 물이 흐르듯 - 문종필
저자소개
책속에서
노을의 시
느릿느릿 나무 의자 문밖에 내놓고 앉아
천천히 눈 들어 먼 하늘 바라본다
긴 여정을 끝낸 여름 해는
죽을힘을 다해 꼴깍 서산을 넘는다
하늘가에 붉은 노을로
절명시 한 편 걸어놓고
보-ㅁ 모-니껴
보면 모릅니까? 의 안동 말은
보-ㅁ 모-니껴
보와 모를 강하게 발음한다.
아는 이는 알고 모르는 이는 모른다, 의 안동 말은
아-니는 아-고 모-니는 모-ㄴ다.
아와 모를 강하게 발음한다.
따라 해볼래요
보-ㅁ 모-니껴
아-니는 아-고 모-니는 모-ㄴ다.
입으로 여러 말 하는 것보다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낫고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몸에 밴 말투다.
농사철 땀 흘리며 일하는데
양복 입은 면장님이 찾아와서
올해 농사는 어떻습니까? 하면
보-ㅁ 모-니껴? 하고
선거철 높으신 분이 재래시장 찾아와서
요즘 장사 잘 됩니까? 해도
보-ㅁ 모-니껴? 한다.
지을수록 밑지는 농사짓는다고 업신여김당하고
애면글면해도 펴지지 않는 살림살이
우리네 기막힌 사정을
아-니는 아-고 모-니는 모-ㄴ다,
는 것이다
너를 만나려고
너를 만나려고 북쪽 끝으로 갔다
너를 만나려고 전망대에 올랐다
누가 그어놓은 금 하나 넘지 못해
네 모습 끝내 볼 수 없었다
너를 만나려고 남의 나라로 돌아서
압록강, 그 강가에서 바라보았다
누가 그어놓은 금 하나 넘지 못해
네 모습 끝내 볼 수 없었다
네가 산다는 그 하늘가
사무치는 눈빛만 허공에 걸어두고
속절없는 발길 돌릴 수밖에 없었다
너를 만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
이름 모를 풀꽃만 바람에 흔들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