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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16975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0-08-15
책 소개
목차
서문
제1부 국화꽃을 보며
싸락눈 / 나의 시(詩) / 여든 살이 넘으면 / 죽지 부러진 새처럼 (1) / 죽지 부러진 새처럼 (2) / 눈썹달 / 국화꽃을 보며 / 모닥불 / 동백꽃을 보며 / 푸나무들과 노인 / 몽유록 (7) / 쑥꾹새 울음 / 장미의 순간 / 후쿠시마 평원의 소나무 한 그루 / 불운한 시대의 풍경 속에 / 세월호에서의 편지
제2부 비비정의 달
꽃아 (1) / 풍경 / 나비 / 과수원에서의 환상 / 달이 흐르는 강물처럼 / 노인 예찬 / 몽유록 (8) / 몽유록 (9) / 가시나무새 / 내 죽으면 /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 미인 / 섬 / 비비정의 달 / 내 생애 단 한 번
제3부 삶의 향기
수도승처럼 / 흔들리는 꽃 (4) / 흔들리는 꽃 (5) / 흔들리는 꽃 (6) / 간이역 / 삶의 향기 / 첫눈 / 소풍 / 마이산의 안개 / 가여운 꽃 / 속세에서의 편지 / 가시 돋친 꽃 / 고요함에 대하여 / “괜찮다”라는 말 / 늦게 피는 꽃
제4부 난초와 함께
난초와 함께 / 하산(下山)길 / 여유 / 마지막 고해성사 / 여든 무렵의 시편 / 무제
발문 : 노을빛 시인의 풍금 소리 - 전정구
저자소개
책속에서
싸락눈
탄생과 사멸의 순간을 상징하듯
싸락눈이 유리창에 부딪히며
부딪히며 사라져버리는구나.
사랑과 이별의 순간을 상징하듯
싸락눈이 허공 속을 유랑하며
유랑하며 흩어져버리는구나.
아 아 사라지는 것은 사라지는 것
저렇게 유랑하며 이별하며
허공 속으로 흩어지는 것,
때로는 지나간 불꽃의 순간을
생각나게 하는 것,
오늘은 싸락눈 날리는 걸 보며
지나간 불꽃을 생각하는 시간
천둥과 먹구름을 넘어
그대와 내가 해탈해야 할 시간.
죽지 부러진 새처럼 (1)
죽지 부러진 새처럼 쪼그려 앉아
시(詩)를 쓰고 또 써봐도
세상을 향해 시로써 말하고 또 말해봐도
메아리가 없네요.
저 하늘 별들의 억만 개의 고독
이 지상의 사람들의 억만 개의 고독,
그 억만 개의 고독 속에 쪼그려 앉아
벙어리처럼
시로써 절절하게 말해봐도
세상은 그냥 흘러갈 뿐이네요.
아 아 작고도 작은 홀씨처럼
나의 영혼 가물가물
허공 속을 날아갈 날 있겠지만,
죽지 부러진 새처럼 쪼그려 앉아
아직도 나를 옥죄며
이 자리에 머물러 있네요.
나비
절대고독이 무엇인지
그 쓰라린 황야를 날아본 사람은 안다.
채워도 채워도 채울 길 없는
날아도 날아도 안식의 나래 접을 곳 없는
그 바람 부는 허기 속을
날아본 사람은 안다.
꽃밭을 찾아 나비가 날듯
영원 허공을 떠도는
이 지상의 허기진 존재들은 안다.
그 스스로도
꽃비 내리는 마을을 찾아가는
한 마리의 쓰라린 나비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