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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비평론
· ISBN : 9791130817859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21-04-30
책 소개
목차
■ 책머리에
제1부
「총독의 소리」와 소설의 정치성
『아리아리 강강』과 ‘숨김’의 변증법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연작 기법
『미망』의 가족사적 서사 구조
『태백산맥』과 분단 상황의 인식 방법
『젊은 날의 초상』과 자기 탐색의 미학
제2부
『태평천하』의 풍자와 서술 방식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서사 공간
「동해」와 메타픽션의 방법
「만세전」을 보는 탈식민주의 시각
『무정』의 근대성 문제
「혈의 누」의 서사 구조와 식민주의 담론
제3부
「유선애상」의 분석과 해석
난해시 「가외가전」의 새로운 해석
시적 공간 ‘NOVA’의 서사적 변용
이병기와 현대시조의 운명
연작시 「오감도」와 새로운 시각의 발견
장시 「기상도」와 시적 모더니티
제4부
연작소설의 양식적 가능성
분단소설의 역사적 변화
역사소설의 시대적 성격
한국문학, 세계의 독자와 만나다 ― 소설가 신경숙과의 만남
시의 대중성 혹은 기도로서의 시 ― 이해인 수녀와의 만남
■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청준의 장편소설 가운데 『아리아리 강강』은 평단의 주목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소문의 벽」, 『당신들의 천국』, 「살아 있는 늪」, 『자유의 문』 등으로 이어지는 이청준의 소설 세계와 맞닿아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소설적 기법을 통해 존재의 ‘드러냄’과 ‘숨김’의 방법에 대한 특이한 인식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서사 기법에 대한 논의가 이청준의 소설에 대한 새로운 조망의 시각을 열어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청준의 소설이 던져준 신선한 충격은 때로는 소설적 소재의 탐구에서, 때로는 소설적 기법의 실험을 통해 그 문학적 감동을 더해왔음이 사실이다. 그는 삶의 현실에서 문제시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건들을 진지하게 추구하고자 하는 철저한 작가 의식을 소유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소설을 어떤 고정적인 틀이나 특정의 이념에 묶어두지 않는다. 그의 소설은 하나하나가 각기 나름의 성격과 문제를 나누어 갖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이청준 소설에 대한 어떤 유형화가 가능하지 않음을 말해주는 좋은 증거가 된다. 그의 소설은 꾸준한 자기 성찰과 삶의 현실에 대한 새로운 문제적 인식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소설적 새로움을 제시한다. 그의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은 그가 삶의 충동을 새로운 방법으로 포괄하고자 하는 소설적 문법의 발견에서 비롯된다.
정지용의 시 「유선애상(流線哀傷)」은 ‘구인회’의 기관지였던 『시와 소설』(1936. 3)에 발표된 작품이다. 박태원의 단편소설 「방란장 주인」을 비롯하여 이상의 시 「가외가전」 등이 여기에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새로운 기법을 통해 문학적 모더니티의 문제에 대한 도전과 극복을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들이 한국 근대문학 가운데 가장 난해한 작품들로 손꼽히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선애상」에서 주목되는 것은 섬세한 언어 감각과 특이한 비유적 표현이다. 특히 시적 대상에 대한 고정 관념을 모두 해체하여 새롭게 재구성하고 있는 감각과 기법이 특이하다. 이 작품은 절제된 감정을 기반으로 언어적 소묘를 통해 시적 대상을 그려낸다. 이 작품에 동원하고 있는 시어들은 상태와 동작을 동시에 드러내는 형용동사가 많다. 그러나 이 언어들은 시적 대상에 대한 개개의 디테일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 대상에 대한 지배적인 인상을 포착한다. 이를 위해 시적 화자는 스스로 위치와 관점을 바꾸면서 움직이는 시적 대상을 묘사해낸다. 이러한 묘사 방법을 동적(動的) 관점형(觀點型)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동시적 표상으로 그려내기 불가능한 대상을 상관적인 연속적 표상으로 변용하여 시적 형상성을 부여하는 데에 기능적이다. 그러나 시적 대상에 대한 묘사적 표현 자체가 하나의 서사를 구축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러한 서사의 진행 과정을 놓치는 경우 시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게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