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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822785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5-06-1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부 조강물참
물골을 찾아서
한강에 깃든 백제
오두잣 이야기
교하 천도론
통일한국의 수도
김포는 포구다
조강을 노래함
조강물참
제2부 갑비고차
소금강 염하
갑곶과 월곶 강화가 되다
귀양도 살기 나름
강화 고려왕릉
개경에서 한성으로
강화학파
강화, 조선의 근대를 열다
한말사대가
제3부 평화누리
염하 철책길
조강 철책길
한강 철책길
행주나루길
반구정길
율곡길
임진적벽길
에필로그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프롤로그’ 중에서
“한강 하구 조강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교하와 염하 사이』는 김포를 중심으로 조강이 시작되는 파주 교하에서 강화 말도까지 우리 산하가 들려주는 역사지리 이야기이다. 남북이 분단되면서 접경지역이 되어버린 탓에 접근이 쉽지 않고 그나마 남아 있던 유적들도 군사적 목적에 의해 훼손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 지역은 우리 역사의 보고라 할 만큼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더욱이 조강은 분단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북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역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곳이라서 ‘공유하고 공존하는 평화’의 산 교육장이 되기도 한다. 지금은 비록 군사분계선을 나타내는 부표만 강물 위에 떠다니고 있지만, 언젠가는 배를 띄워 조강을 건널 날이 꼭 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포에서 25년을 살았지만 조강의 역사성을 잘 알지 못했다. 한강 하구라는 지명이 더 익숙했고 접경지역이라 금단의 땅으로만 알고 있었다. 파주 오두산 전망대에서 김포 문수산성에서 그리고 강화 연미정에서 그저 바라만 보았던 조강이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서 민용 선박의 자유 항행을 허용하였지만 지난 70년 동안 뱃길은 전혀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2,000년 역사의 포구가 제일 먼저 사라졌다.
그사이 김포는 서울과 인천에 많은 땅을 내어주고 팽창하는 도시의 변두리로 밀려났다. 개발은 제한되었고 출입은 통제되었다. 이러한 김포의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의 희망을 옛 포구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다. 학술대회가 열렸고 보고서가 발간되었다. 통일한국이 도래하면 조강과 김포가 재차 한반도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을 확신하는 듯했다. 담론의 확산이 필요했다. 졸렬한 필치나마 담론의 확대 재생산을 위해 이 글을 썼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관미성의 입지 조건을 보면 ‘사면이 가파른 절벽으로 바닷물이 둘러싸고 있다’고 하여 마치 바닷가 섬에 위치하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 이로 인해 학자들 중에는 강화도의 하음산성과 교동도의 화개산성을 유력한 관미성 후보로 비정한 이도 있다. 오두잣은 바다가 아닌 강가에 위치하고 있어 기록의 입지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조강은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가 무려 9미터에 이르는 세계적으로 조차의 규모가 큰 강이다. 밀물로 인해 오두잣이 바닷물에 둘러싸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거나 아니면 조수간만의 차에 대한 과학적 인식이 부족하여 바닷가 섬에만 주목했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