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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도 돼

이렇게 살아도 돼

(지금의 선택이 불안할 때 떠올릴 말)

박철현 (지은이)
  |  
하빌리스
2019-06-25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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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도 돼

책 정보

· 제목 : 이렇게 살아도 돼 (지금의 선택이 불안할 때 떠올릴 말)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6202697
· 쪽수 : 272쪽

책 소개

저자는 '모종의 이유'로 한국 땅을 떠나, 일본으로 건너갔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일본에서 술집 호객꾼, 생계형 도박꾼 등 좀처럼 겪기 힘든 다양한 '일'을 겪었다. '노가다 뛰는 칼럼니스트'가 땀과 위트로 시원하게 풀어낸, 힘겹지만 행복한 삶과 일의 경험담.

목차

프롤로그 그렇게 마냥 착한 사람은 아니다

01 이게 사는 건가
기숙사 관리인
계기
논현동 사채업자
3부 이자의 늪
하루카, 그리고 가부키초
완제
공백기
호기심, 그리고 허락
결단과 태도

02 사는 게 직업이다
업과 멋
기자업
집으로 가는 길
테츠야 마스터
춘몽(春夢)
인테리어업
본업 이야기
기막힌 선물
어머니의 영업

03 이렇게 살아도 돼
편의점 인간
믿음의 힘
8평 삼각형 성냥갑 건물의 우메자와 씨
집으로 가는 길
경마하는 날
말차 아이스크림
연서(恋書)

에필로그 이렇게 마냥 써내려 갈 생각이다

저자소개

박철현 (지은이)    정보 더보기
중앙대학교 영화학과를 졸업한 후 2001년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저널리스트를 비롯해 무척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노가다 뛰는 칼럼니스트’로 이름을 알리며, 『경향신문』과 『한국일보』에 기명칼럼을 썼습니다. 지금은 인테리어 업체 대표로 일하고 있으며, 『서울신문』에 ‘박철현의 이방사회’, 『오마이뉴스』에 ‘도쿄스캔들’을 정기 연재하고 있습니다. 아내 미와코와의 결혼 과정을 그린 『일본 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 네 아이의 육아 과정을 담담하게 적어 나간 『어른은 어떻게 돼?』, 힘겹지만 행복한 삶과 일의 경험담을 그린 『이렇게 살아도 돼』 등의 에세이를 거쳐, 『화이트리스트』로 소설가로도 데뷔했습니다. 매일 일정 정도의 글 쓰는 것을 의무로 생각하는 ‘능동적 활자중독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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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황급히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받지 않았다. 불과 해발 599미터짜리 다카오高尾산에서 불어오는 싸늘한 겨울 산바람이 살갗을 파고든다. 이날따라 배터리도 별로 없다. 전철카드는 아무 소용없다. 지갑에는 지폐 한 장 없다. 딸랑거리는 동전만 서너 개.
10분후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잠에서 깬 목소리다.
“잠깐 잠들었어. 무슨 일이야?”
“큰일났다. 지금 나 하치오지.”
“뭐야? 종점까지 가버렸어?”
“응… 어떡하지?”

아내는 잠깐 숨을 고르더니 슬픈, 아니 체념한 목소리로 말한다.
“오빠 미안. 돈이 지금 하나도 없어. 카드 되는 택시를 타고와도 내 카드는 지금 한도 다 써서 안 될 거야. 기다렸다가 첫 전철 타고 오는 게 나을 것 같아.”
“응, 알았어. 내가 알아서 할게!”
일부러 마지막은 활기차게 말했다. 하지만 전화를 끊고 나자 절망감이 엄습해 온다. 동전 서너 개를 합산해보니 130엔이다. 나이 34살 남자가 수중에 130엔밖에 없다. 웃음이 나왔다.

-‘집으로 가는 길1’ 중에서


“내가 이 일한지 딱 8년 됐는데 그래도 네가 처음이야.”
“뭐가요?”
“이자 미리 갖다 주면서 외국 나간다고 사실대로 말하는 놈.”

그러면서 그는 내 커피 값까지 정말 오래간만에 같이 계산했다. 커피숍을 나와 헤어지는데 내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열심히 살아라. 넌 될 거야. 물론 돈은 꼭 갚고.”라며 격려까지 해줬다.
그로부터 십 수 년이 지난 후 우연찮게 만난 그쪽 세계의 프로페셔널 재일동포 사채업자에게 이 일련의 사채 경험을 말한 적이 있다. 그러자 그는 “햐, 요즘엔 안 쓰는 말이지만 사채용어 중에 센이치千一라는 게 있는데, 딱 네가 그런 케이스였네.”라며 “정말 운이 좋았던 거니까 두 번 다시 사채 같은 거 쓰지 마라.”라고 껄껄거렸다. ‘센이치’란 천 분의 1, 혹은 천 명 중 1명을 뜻하는 말이다. 빌려주는 사람, 빌리는 사람 양쪽 모두에 해당되는데, 사채업자가 천 분의 1의 확률로 어떤 사람한테 특별한 감정을 느껴 잘 해준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빌리는 사람이 천 분의 1의 희박한 확률로 착한 사채업자를 만난다는 뜻도 된다. 그때는 마냥 지옥같이 느껴졌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니 최초이자 마지막이 될 사채거래에서 나는 천 분의 1의 확률을 기적적으로 뚫고 ‘천사’를 만난 것이었다.
- ‘하루카, 그리고 가부키초’ 중에서


이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보스가 파란 신호등을 기다리며 정면을 주시한 채 차분히 설명한다.
“우리 할머니 이야기 너한테 안 했나? 우리 할머니도 생선 팔았는데 할머니는 아예 가게도 없이 장날이 되면 바구니에 생선 담아서 몇 리 길을 걸어가고 했어. 당시 국민학생이던 내가 몇 번이나 따라갔으니까 잘 알지. 그런데 우리 할머니도 영업 한 번을 안 했다. 그냥 장터 한구석에 돗자리 깔아놓고 가져가신 생선 늘어놓은 후에 파는 거야. 주무시기도 했고, 그 옆에 기대어 나도 할머니랑 같이 졸기도 하고. 그러다가 잠에서 깬 내가 심심해서 사람들한테 ‘생선 사이소!’라고 외치면, 주위 상인들은 웃지만, 할머니는 너 지금 뭐 하냐면서 화를 내셨거든. 부끄럽다 이거지. 당신도 부끄러운 일이라 여기시는데 귀여운 손자가 저러니 얼마나 창피하셨겠니? 네 어머니도 그런 심정이었을 거다. 아마…….”

말끝을 흐리는, 보스의 차분한 설명을 듣다 보니 정말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사실 어머니는 부끄러워했다. 당신의 몸에 항상 배어있는 생선 냄새를. 그 생선 냄새가 나한테 옮겨갈까 봐 가게도 오지 말라 했던 유년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 ‘어머니의 영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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