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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36214478
· 쪽수 : 352쪽
책 소개
목차
서장 네게 들은 이야기
제1장 섬을 나온 소년
제2장 어른들
제3장 재회·옥상·빛나는 거리
제4장 100% 맑음 소녀
제5장 날씨와 사람과 행복
제6장 하늘의 피안
제7장 발각
제8장 마지막 밤
제9장 쾌청
제10장 사랑이 할 수 있는 것은 아직
제11장 푸른 하늘보다도
종장 괜찮아
작가 후기
해설
리뷰
책속에서
“고양이야, 이리 와.”
조그맣게 속삭이자 야옹 하고 살짝 쉰 목소리로 대답한다. 어쩐지 오랜만에 누군가와 제대로 대화를 나눈 것 같아 그것만으로 코끝이 찡했다. 나는 주머니에서 마지막 칼로리메이트를 꺼내 반으로 잘라 새끼고양이에게 내밀었다.
새끼고양이는 코끝으로 킁킁 냄새를 확인했다. 바닥에 놓자 마치 감사 인사라도 하듯 나를 짧게 바라보고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밤에서 꺼내온 듯한 새까만 고양이었다. 코 주위와 발끝만 마스크를 하고 양말을 신은 것처럼 하얬다. 새끼고양이를 바라보면서 나도 남은 칼로리메이트를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도쿄, 정말 무섭네.”
식사에 열중한 새끼고양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말이야, 돌아가고 싶지 않아…… 절대로.”
“?저기, 도쿄에 오니 어때?”
히나 씨가 또 갑자기 물었다.
“어? 아…….” 나는 다시 지금의 심정을 말했다.
“그러고 보니? 이젠 숨 막히진, 않아요.”
히나 씨는 나를 보고 생긋 웃었다.
“그래! 왠지 내가 기쁘네. 자, 어서먹 어.”
잘 먹겠습니다, 우리는 동시에 말하고 손을 움직였다. 숟가락으로 노른자를 깬 다음 잔뜩 쌓인 밥과 콩 새싹과 감자칩을 한입에 넣었다.
인생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경험을, 지난 한 달 동안 두 번이나 경신한 것, 그리고 두 번 모두 같은 소녀 때문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나는 밥을 다 먹고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