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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시론
· ISBN : 9791139222364
· 쪽수 : 346쪽
· 출판일 : 2024-12-01
책 소개
목차
신춘문예 詩 깊게 읽고 제대로 즐겨 보자
추성은 - 조선일보
<당선작> 벽
<신작시> 시인의 말, 강변 나의 정원
한백양 - 동아일보
<당선작> 왼편
<신작시> 브라우닝browning, 집시
강지수 - 문화일보
<당선작> 면접 스터디
<신작시> 부서진 집의 일기, 흑백
강지수 - 매일신문
<당선작> 시운전
<신작시> 인공조명, 털북숭이 개구리 관찰기
맹재범 - 경향신문
<당선작> 여기 있다
<신작시> 일요일, 그림자 바꾸기
엄지인 - 광주일보
<당선작> 파랑
<신작시> 원룸, 무해한 생활
김유수 - 한국일보
<당선작> take
<신작시> 바퀴벌레 - 유승민에게, 쥐 소탕 작전 - 유희경에게
이실비 - 서울신문
<당선작> 서울늑대, 조명실
<신작시> 위로
한백양 - 세계일보
<당선작> 웰빙
<신작시> 미리보기 없음, 전망
박동주 - 농민신문
<당선작> 상현달을 정독해 주세요
<신작시> 미나리, 빨강이 달린다
김해인 - 부산일보
<당선작> 펜치가 필요한 시점
<신작시> 벽화
신춘문예 시 비결
리뷰
책속에서
마지막 연을 한번 볼까요? “곧 창문에 새가 부딪칠 것이다 / 깨질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이 말은 ‘지금 너는 살아 있지만 너도 죽을 것이다’라고 하는 말과 똑같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저렇게 여러 번 윤회를 거치고, 많은 변화를 거치다 보면 뭐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공기가 되고, 흙이 되고, 강물이 되기도 하겠지요. 그래서 지금 살아 있는 너는 한없이 자유롭지만 너는 죽을 것이다. 죽은 새가 될 것이다. 죽어서 깨져서 변해서 공기가 되고, 흙이 되고, 물이 되고 어쩌면 유리컵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면 어때요? 충분히 논리적으로 유사성을 찾을 수 있겠지요? 이런 것을 ‘논리적 유사성’이라고 합니다. 시인은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감각이 아닌 논리로 우리를 설득하고 있지요? 시인의 깊은 사유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지요?
이 시 속에서 “왼편”과 “오른편”이라는 시어를 반복하면서 개인적 상징을 많이 만들었다고 했지요? 빌라 왼편에 누군가 살고 있고, 빌라 오른편에 내가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왼편에는 오래된 빌라가 있고, 오른편에는 오래된 미래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왼편과 오른편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내 집이 우연히 거기 있을 뿐이지, 그게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왼편”과 “오른편”이 갖는 의미는 전통이나 습관적으로 사람들이 가지는 일반적인 의식에 의해 주어진 상징적 의미입니다. 그 상징하는 의미는 지극히 개인적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꼭 그렇게 생각해야 할 아무런 의무감이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면, 왼편은 이성 중심인 것 같고, 오른편은 감성 중심적인 것 같기도 하지요?
이 시를 보면 산문 특유의 아이러니 기법이 성공하고 있습니다. 말은 진짜인데 실제로는 진짜가 아닙니다. 그래서 재미가 있습니다. 원래 아이러니라고 하는 것은 우리말로는 비꼰다거나 비아냥거린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비꼬거나 비아냥거리는 것은 겉말과 속뜻이 서로 맞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서정적 수사법’이 아니라 ‘산문적 수사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