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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41606725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24-07-18
책 소개
목차
자작나무 숲 _007
빈집 _037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_065
물속의 입 _125
호텔 캘리포니아 _139
콘시어지 _157
탐정 안찬기 _165
여기, 무슨 일이 있나요 _183
돌의 심리학 _207
유카 _219
섬 _249
소송 _255
그해 여름의 수기 _283
발문|강화길(소설가)
그는 옛이야기를 하는 것이 즐거웠다 _31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차를 세웠으나 내리지는 못한 채 숲을 바라보았다. 하얗게 선 나무들의 숲이었다. 하얗고, 곧은. 마치 빽빽이 솟아난 뼈들이 빛을 뿜어내는 듯한 숲이었다.
할머니.
그런 숲에서는 할머니를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려고 찾아온 것이 아니었으나 마침내 이르렀으므로.
할머니, 자작나무 숲이야.
할머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죽은 사람은 대답할 수 없다. 할머니는 지금 내 차 안에 죽어 있고, 나는 그런 할머니를 버리러 가는 길이다.(「자작나무 숲」)
“내가 뭘 어쨌다고! 내가 죽였어? 내가 죽였느냐고!”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당장 꺼내서 묻어줘! 묻어주란 말이야!”
남편이 그녀의 두 손목을 거머쥐었다. 손목이 부러질 듯한 악력이었다. 그녀는 또 한번 공포를 느꼈고, 더는 비명을 지를 수도 악을 쓸 수도 없었다. 남편은 곧 그녀의 손목을 놔주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언제나처럼 일상적인 목소리였다.
“여기 묻을 데가 어디 있다고 그래.”(「빈집」)
애거사 크리스티 소설의 원래 제목이 ‘열 명의 흑인 소년들’ 혹은 ‘열 명의 인디언 소년들’이라는 걸 안찬기는 역시 그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 소설에서는 한 사람이 죽을 때마다 인형이 한 개씩 사라진다고 했다. 물론 예술가 숙소에 인디언 인형 같은 것은 없었다. 그러나 안찬기 역시 이 상황이 소설과 지나치게 흡사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섬, 풍랑으로 끊긴 배, 고립, 죽음…… 그리고 각자의 이유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각자의 죄.(「그리고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