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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70610311
· 쪽수 : 336쪽
책 소개
목차
대상 수상작
애도의 방식 | 안보윤
수상작가 자선작 너머의 세계
수상소감 문장의 무게
작품론 복수(復讐)와 애도, 복수(複數)의 애도 | 이지은
인터뷰 잘 여문 이야기의 공을 굴리는 마음 | 김유태
우수작품상 수상작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 강보라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 | 김병운
자작나무 숲 | 김인숙
작은 방주들 | 신주희
북명 너머에서 | 지혜
기수상작가 자선작
이응 이응 | 김멜라
심사평 사회물리학적 관성과 문학적 멈춤
이효석 작가 연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소란한 곳에 방치되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특정한 곳에 시선을 두면 안 된다. 누구에게도 동조하지 않고 피곤한 기색으로, 두 팔을 원숭이처럼 늘어뜨린 채 서 있어야 한다. 그런 인간에게 도움을 청하는 이는 드물다. (……) 소란한 곳에 소란스럽지 않은 인간으로 멈춰 있을 때 나는 가장 안전하다.
그러므로 이곳은 나에게 최적의 공간이다.
나는 미도파 카운터에 서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_안보윤 「애도의 방식」
여자가 함박스테이크를 주문한다. 구운 파인애플을 도막도막 잘라놓고 먹지 않는다. 노른자를 터뜨려 끼얹은 고깃덩어리를 죄다 으깨놓고 먹지 않는다. (……)
음식에다 이게 뭔 짓이야. 너 진짜 모르는 사람 맞지?
몰라요.
나는 진심을 담아 말한다. 알 리가 없다. 이미 으깨진 것을 기어코 한 번 더 으깨놓는 사람의 마음 같은 건. _안보윤 「애도의 방식」
처음엔 들키고 싶지 않아서였다. 연수는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 모든 것을 비밀로 했다. 작은 현판이 붙은 교실을 떠올릴 때마다 구토와 어지럼증이 솟는다는 걸,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호흡이 가빠진다는 걸, 교탁 앞에 서면 시야가 급격히 졸아들면서 머릿속에 암흑이 찾아온다는 걸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연수가 아무리 애를 써도 들키는 것이 있었다. _안보윤 「너머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