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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41610487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5-06-16
책 소개
#취향 #인테리어 #물건 #패션 #맥시멀리스트 #추억
“좋아하는 게 지나치게 적은 것보다야
과하게 많은 것이 더 재미있는 인생 아니겠는가”
본업은 칼럼니스트, 부업은 맥시멀리스트 사지Buy 않으면 살live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평론가 김도훈의 취향 예찬 에세이
집은 나다. 시간이 지날수록 집은 점점 더 나를 닮아간다. 내가 고른 물건, 내가 쓰는 물건들이 하나둘 쌓여 갈수록 나도 모르던 내 모습이 집에 밴다. 여기 ‘애오개 박수무당집’으로 불리는 곳이 있다. 바로 영화평론가 김도훈의 집이다. 그의 집에는 ‘홍콩에서 산 모택동 동상’과 ‘모로코에서 산 토속 나무 가면’, 그리고 ‘프랑스에서 산 아기 상반신 동상’이 여기저기에 제멋대로 걸려 있다. 출생지도, 모습도 제각각인 이 물건들이 저마다의 추억을 안고 한데 어울려 있는 것이다. 모두가 SNS를 도배한 미니멀리즘 유행에 올라탈 때, 저자는 특이하고 화려한 오브제와 조명들을 집 곳곳에 배치했다. 그리곤 이렇게 말한다. “매끈한 미니멀리즘이 좀 지겹다!”
사실 모든 것이 비슷해지고 있다. 유행과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핸드폰도, 자동차도, 입는 옷도, 나아가 사진을 찍는 구도와 자세까지도 똑같아졌다. 『나의 충동구매 연대기』는 그런 모든 유행에 귀여운 딴지를 거는 에세이다. 우리에게는 각자 ‘나만의 기억’이라는 개성이 있다. 그리고 그 개성은 시간을 지나 취향으로 우리의 삶 깊숙이 자리를 잡는다. 저자는 자신의 물건들을 살펴보며 변하지 않는 (혹은 변해온) 자신만의 취향과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 과정에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고 또 받아들이는 시간을 삐딱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늘어놓은 물건 속에서 아름다움과 행복을 찾는다“
비밀 쇼핑 사이트에서부터 꺼내고 싶지 않은 흑역사까지! 유서 깊은 맥시멀리스트의 충동구매 A to Z
“어디서 사신 거예요?” 흔히 볼 수 없는 물건들이 넘쳐나는 저자에게 사람들은 묻곤 한다. 분홍색 사슴 머리 촛대, 희한한 곡선 프레임을 가진 라운지체어, 검은 표범 모양의 러그 등. 어느 것 하나 강렬하지 않은 게 없다. 그의 집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물건보다 ‘나 여기 있다!’라고 외치는 물건들로 가득하다. 『나의 충동구매 연대기』에서는 저자가 지금껏 수없이 웹서핑하고, 분주히 발품을 팔아 습득해왔던 독특한 아이템을 찾는 방법 및 회심의 쇼핑 사이트들이 담겨 있다. 또한 SF문학부터 인테리어 소품까지, 취향과 관련된 얕고 넓은 상식들을 전하며 보고 듣고 사고 느끼며 채워온 맥시멀리스트의 세계를 오롯이 공유한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기까지 저자가 겪었던 무수히 많은 실패의 경험들도 녹아 있다.
이 책은 총 두 파트로 나뉜다. 파트1에서 현재의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라면, 파트2에서는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기억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편리한 캡슐 커피에 밀려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모카포트를 꺼내며 그 시절 옛 친구 ‘이즈미’를 그리고, 블랙핑크의 제니가 입은 연보라색 벨벳 추리닝을 보며 2000년대 유행했던 ‘샤기컷’을 과감하게 시도했던 마음을 떠올린다. 아련한 기억도, 이불을 뻥 하고 차버리고 싶은 흑역사도 모두 지금의 나를 구성한다. 저자는 그 시간을 건너며 조금 더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고, 그보다 더 마음에 드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던 것은 아닐까?
“우리에겐 나다운 물건으로 가득찬 세계가 필요하다”시간을 머금은 물건은 기억을 남기고,
그 기억들은 당신의 취향을 완성한다!
유행하는 고가 브랜드의 청바지를 갖고 싶어 했던 청소년 시절부터 전공 수업 시간에 몰래 소설책을 읽던 대학 시절까지. 각각의 시절마다 함께했던 물건들은 지금의 나를 이루고 그때의 나를 기억하게 한다. 저자는 그 기억들 안에서 조금씩 어엿한 사회인으로, 그리고 진정한 나로 성장해왔다. 특히 사회초년생이었던 2000년대 초, 기자라는 직업을 택하면서 생긴 습관이 물건에 그대로 투영되었다. 기획의 ‘야마’를 좇던 이는 물건에서도 확실한 ‘야마’를 찾게 되고, 그것이 다채롭고 다양한 물건들과 동고동락하는 맥시멀리스트로의 단초가 된 셈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지나온 옛 기억들이 자꾸만 소환된다. 작은 물건에서 시작해 나만의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해온 선택들을 통해 가장 나를 안락하고 즐겁게 만드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한다. 그러므로 저자는 다시 한번 말한다. “당신의 세계를 당신다운 물건으로 가득 채워야 한다”고!
목차
프롤로그 재미있게 불행한 것도 나쁘지 않다
PART 1 물건들
패브릭 쿠션 카펫은 비싸고 커튼은 귀찮으니까
곰인형 슬픈 유년기에 대한 다 큰 어른의 보상
플로어 램프 당신의 밤도 타인의 낮보다 아름다워야만 한다
책 활자중독자의 장렬한 최후
CD플레이어와 LP플레이어 음악 가득한 허공에 돈을 바치다
그릇 식탁에서 부릴 수 있는 가장 사치스러운 즐거움
빈티지 블랭킷 무책임한 야마꾼이 들려주는 야마가 있는 물건 이야기
화초 화초 연쇄살인마의 어떤 연애
고양이 용품 알록달록 무늬를 거절합니다
전선과 멀티탭 가릴 수 없다면 전시하라
그림 내 인생의 가장 근사한 쇼핑
오브제 당신만의 코비와 미샤
[정보랄 건 없지만] 맥시멀리스트의 비밀 쇼핑 사이트
[숨기고 싶은 것들] 기념 수건과 끈끈이 스틱
PART 2 기억들
엄마의 이불 참을 수 있는 꽃무늬의 낭만
모카포트 인생이란 참으로 일관성이 없다
운동과 미식축구 세상 모든 낀 세대를 위한 항변
샤기컷 그 시절, 간지와 실수 사이
축구 어느 예비역의 라스트 신
슬램덩크 그들은 그 시절에 머물러야 한다
향 보이지 않는 것의 아름다움
SF소설 복지부동의 공무원이 되지 못한 이유
[추천 SF문학 10권] 너 내 동료가 되어라
우울과 취향 환자복의 바짓단을 걷는 일
소울푸드 고고한 평양냉면으론 채울 수 없는 남쪽의 빨간 맛
집 편리한 아파트에게 양보했던 어떤 로망
나의 동네 20년 치 촉촉한 의리에 대한 고백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취향을 다 기웃거리며 다 주워 담고 싶어하는 취향의 호더hoarder에 불과한 사람이다. 좋아하는 게 지나치게 적은 것보다야 과하게 많은 것이 더 재미있는 인생 아니겠는가. 더 재미있는 인생이 더 행복한 인생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재미있게 불행한 것도 나쁘지는 않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조금씩 다 불행하다. 「프롤로그」
밤은 어둡기 때문에 아름답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지나치게 많은 디테일을 감추기 때문에 아름답다. 우리는 밤을 서서히 제거해왔다. (…) 형광등의 푸르뎅뎅한 빛은 우리의 밤을 잠식했다. 나는 종종 이태원 새벽길을 걷다가 형광등이 층층이 켜진 제일기획 건물을 보며 생각한다. ‘자본주의 지옥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바로 저런 모습이겠군.’ 「플로어 램프: 당신의 밤도 타임의 낮보다 아름다워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