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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91143010186
· 쪽수 : 698쪽
· 출판일 : 2025-08-28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제6부
에필로그
작품 이해를 돕는 자료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나는 당신에게 고개를 숙인 게 아니야. 나는 전 인류의 고통 앞에 고개를 숙인 거야.” 다소 거칠게 이런 말을 내뱉고 그는 창가로 갔다. “한번 들어 봐.” 1분쯤 지나 그녀에게 돌아온 후 그가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아까 어떤 무례한 녀석에게 당신의 새끼손가락만 한 가치도 없는 놈이라고… 또 오늘 내 여동생에게 당신과 같이 앉을 수 있는 영광을 주었다고 그렇게 그놈에게 말해 주었어.”
“아휴, 왜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것도 동생분이 계신 데서?” 소냐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저와 함께 앉다니요! 그게 영광이라니요! 정말이지 전… 수치스러운 여자예요, 전 정말이지 크나큰 죄인인걸요! 아휴, 그런데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당신의 수치나 죄를 두고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고, 당신의 위대한 고통을 두고 한 말이야. 하지만 당신이 크나큰 죄인이라는 건 맞는 말이야.” 그가 거의 희열에 들떠 이렇게 덧붙였다. “당신이 죄인인 것은 무엇보다 쓸데없이 자신을 죽이고 배반했기 때문이야. 이거야말로 정말 끔찍한 거 아니겠어! 자신이 그토록이나 증오하는 진창 속에 살고 있고, 동시에(눈만 똑바로 뜬다면) 그렇게 함으로써 누구 한 사람 돕지도 못하고, 누구 한 사람 그 무엇으로부터도 구해 내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더 잘 아는데, 이거야말로 정말 끔찍한 거 아니겠어! 그리고 끝으로 나한테 말 좀 해 봐.” 그가 미친 듯이 흥분해서 말했다. “대체 어떻게 이토록 더럽고 천한 일과, 그와는 정반대되는 신성한 감정이 당신 안에 공존할 수 있단 말이야? 정말이지 차라리 머리부터 거꾸로 물속에 뛰어들어 모든 걸 한꺼번에 깨끗이 끝내는 게 더 옳고 더 현명한 방법이 아니겠냐고!”
“그럼 저들은 다 어쩌고요?” 고통에 찬 시선으로 그를 보며 소냐는 힘없이 이렇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