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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91143012371
· 쪽수 : 222쪽
· 출판일 : 2025-09-12
책 소개
목차
나오는 사람들
제1부
제2부
제3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나는 친구로 생각하고 당신한테서 돈을 가져간 겁니다.” 나는 정말 모기만 한 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당신 자신이 제안했고, 그래서 나는 당신의 호의를 믿고…”
“나는 당신의 친구가 아니야! 내가 당신에게 돈을 준 건 그 때문이 아니야. 무엇 때문인지는 당신 자신이 더 잘 알 텐데.”
“나는 당신이 베르실로프에게 주기로 한 돈을 미리 받은 겁니다. 물론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당신은 베르실로프의 허락 없이는 그의 돈을 가져갈 수 없어. 그리고 나도 그의 허락 없이는 그의 돈을 당신한테 줄 수 없고…. 나는 내 돈을 준 거요. 당신도 그걸 알고 있었지. 다 알고서 받아 간 거잖아! 이런 혐오스런 코미디가 내 집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걸 이제까지 참아 온 거라고!”
“내가 뭘 알았다는 겁니까? 뭐가 코미디라는 거지요? 그렇다면 대체 뭣 때문에 당신은 내게 돈을 준 겁니까?”
“푸르 코스 보 주 몬 쿠쟁!” 그리고 그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깔깔거리고 웃기 시작했다.
“제기랄!” 나는 광분해서 소리쳤다. “다 가져가, 여기 나머지 1000루블도 마저 다 가져가라고! 이제 당신과의 계산은 끝났어. 그리고 내일부터는….”
나는 살림살이를 위해 남겨 두려 했던 그 100루블짜리 지폐 뭉치마저 그에게 집어 던졌다. 지폐 뭉치가 그의 조끼에 맞고 툭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자 그가 빠르게 성큼성큼 세 걸음을 걸어 내 코앞에 와서 섰다.
“감히 그런 말을 할 수가!” 그가 한 음절 한 음절 딱딱 끊으며 험악하게 말했다. “한 달 내내 나한테서 돈을 받아 가면서도, 그래 당신 누이동생이 나 때문에 임신했다는 것을 몰랐다고?”
“리자, 너 왜 내 소매를 잡아당긴 거지?” 내가 물었다.
“그 여자는 정말 못됐어요. 아주 교활하다고요. 그런 말들은 하나도 들을 가치가 없어요…. 그 여자는 오빠한테서 알아낼 게 많아서 그렇게 매달리는 거라고요.” 악의에 가득 차서 리자가 빠르게 속삭였다. 그때까지 나는 단 한 번도 리자가 그런 표정을 짓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리자, 대체 왜 그러는 거니? 저분은 정말 매력적인 아가씨가 아니냐!”
“그럼 내가 나쁜 년인가 보죠.”
“너 대체 왜 그러니?”
“전 정말 못된 여자예요. 어쩌면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자고, 나는 못돼 처먹은 여자인가 보지요. 됐어요. 그만둬요. 그리고 엄마가 ‘자기 입으로 말을 할 용기는 없으니’ 꼭 이 말을 전해 달라고 했어요. 사랑하는 아르카디! 제발 도박은 그만둬요. 부탁이에요… 엄마도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