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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43027290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26-05-22
책 소개
목차
황구(黃狗)의 비명(悲鳴)
폭염(暴炎)
포대령(砲大領)
혜자의 눈꽃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책속에서
용주골의 거리는 마술의 거리처럼 금새 꽉 찼다가 곧장 텅 비워져 버리기 일쑤였다. 양색시들이 목적도 없이 도로의 횡단을 반복하다가 거리 모퉁이로 사라지면 예의 하릴없는 미군 떼거리들이 갑자기 거리를 부산하게 하다가, 그녀들의 뒤를 좇아 금새 사라지곤 했다. 한동안 거리는 텅 비는 것이었다.
_<황구(黃狗)의 비명(悲鳴)> 중에서
“도대체 한심스러운 사람들끼리만 모였군. 하긴 그렇지. 따분하지 않고서야 이런 용광로 같은 술집 속에서 술로다 불을 지르고 있겠어? 그런데 말이요, 형씨는 왜 색안경을 쓰고 있는 거요? 답답해 보이는데.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는 눈으로 얘기를 해야지.”
“더워서 그렇소.”
“색안경을 벗는 게 더 시원하지 않겠오?”
“몸뚱이가 더운 게 아니거든… 사실상의 폭염은 머리골 속에서 끓고 있는 거요. 머리골 속이 캄캄한 것들로 꽉 차 보시오. 무수한 죄악들을 숨긴 흔연스러운 세상을 제 색대로 봐 주다가는 필경 미치고 말 것 같소… 한풀 가리우고 대신 내가 당하고 마는 거지.”
_<폭염(暴炎)> 중에서
그것은 지극한 슬픔 속에서 자연 분출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어떤 심오한 비극의 의식을 애써 떨쳐 버리려고 노력할 때 처하게 되는 감당 못할 허탈 속을 솟구치는 것이다.
“가이새끼들! 보라우! 내가 시시하게 죽어 넘어디나 말야! 쫓기구 서라므니 밀리구 서라므니 해 개지구 시시하게 뻗나 보라우! 젊어 요절도 없구 늙어 자연사도 없어! 이 김달봉이에겐 오직 전사만이 있을 뿐이야! 하사! 내 말 알가서?”
천만년 살 것 같던 포대령이 죽었다. 아니, 피가래가 끓던 포대령의 마지막 가쁜 목소리는 끝내 전사(戰死)라고 우겨 댔다.
_<포대령(砲大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