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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91155311370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2-12-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한 사람의 생애가 가진 힘
여자는 글 배우믄 여수가 된다 — 첫째 날, 7월 3일 토요일
참으로 아름다우시네요 — 둘째 날, 7월 17일 토요일 오후 세 시
미워서, 미워서 안 만나 — 셋째 날, 7월 31일 토요일
어무니, 나 효부상 받았슈 — 넷째 날, 8월 14일 토요일
난 안 갈라기여. 당신 혼자 가 — 다섯째 날, 8월 21일 토요일
짧은 인연으루 이런 괴로움을 — 여섯째 날, 8월 22일 일요일 오전
하늘 천 따 지 — 여섯째 날, 8월 22일 일요일 오후
에필로그|탄생에서 죽음까지, 세 여자의 사랑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가 ‘늬 잘났다는 마음 갖지 말구, 좋은 남자가 무신 따로 있는 중 아니. 다 내 마음으루 받들구, 참구, 가르쳐가마 사는 것이다. 남자 소견은 못 써. 냄자는 무신 냄자든지 어린애 키우듯, 아들 키우는 정성으루 한 20년 살믄, 그제야 내 뜻두 알구 좀 생활해지는 것이다. 턱 쳐들구 늬만 잘났다구 살믄 못 쓴다’ 그러니께, 걔가 또 ‘세상에서 제가 제일 귀한데 뭐하러 남의 집 아들을 데려다 키워요’ 그려.”
임순이 상패를 들고 집에 오니 온 집안이 똥 천지였다. 똥을 한가득 싼 정년이 임순을 찾아 돌아다닌 모양이었다. 임순은 그 광경을 보고 눈을 꼭 감았다.
“어무니, 나 효부상 받았슈.”
“허이구! 우리 애미 효부상 받었네! 아이구 아이구, 우리 애미가 효부상 받었네!”
정년은 숨이 넘어갈 듯 소리를 내지르며 임순의 두 손목을 꼭 붙잡았다. 상을 건네주니 먹으려 했다.
종현과 도희가 사는 시대는 임순의 30대하고 달랐다. 자식을 키우는 데 많은 돈과 노력이 들었고, 집은 투자 자산이라 늦기 전에 서둘러 더 나은 곳으로 옮겨 가야 했다. 효부상의 도덕은 구식이었고, 임금 노동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의 굴레였다. 임순은 일해도 일해도 돈이 없어지고 마는 시대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식이 애써 열심히 산다는 사실은 알았기 때문에 최대한 도와주려 했다. 왜 종현과 도희는 늘 돈이 쪼들렸을까? 한 가지 이유만 떠오른다. 힘에 부친다는 사실을 느꼈는데도 언제나 수도권에서 자식들을 키우려고 분투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