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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55401903
· 쪽수 : 460쪽
책 소개
목차
감사의 말
들어가는 글: 삶이라는 질문은 정답이 아닌 표현을 기다린다
1장. 생각할 수 있는 세계 중 최악의 세계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1788~1860
삶의 참을 수 없는 비참함 | 끔찍한 소음이 들리는 철학 | 세계의 진정한 본성과 우리 존재의 핵심 | 고통과 죽음 속에서 신뢰할 만한 위안 | 죽어도 죽지 않는다고 확신하는 이유 | 의지를 부정함으로써 존재하지 않는 법 | 최악인 동시에 최선인 세계
2장. 나로 존재하지 못한다는 절망
쇠렌 키르케고르 1813~1855
‘기독자’가 된다는 것 | 심미적 생활양식, 삶을 즐긴다는 것 | 윤리적 생활양식, 삶을 선택한다는 것 | 종교적 생활양식, 부조리에 대한 믿음 | 절망, 죽음에 이르는 병 | 침묵함으로써 ‘자기 자신’이 되는 법
3장. 서로 복잡하게 뒤엉킨 신의 공포와 경이
허먼 멜빌 1819~1891
삶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환영 | 설선 위에는 심장이 없다 | 해수면 아래 헐떡이는 호랑이의 심장 | 방울뱀의 치명적 아름다움 | 진정한 불의 자식처럼 | 합리적으로 광대 노릇하기
4장.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다면 그곳은 지옥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1821~1881
무엇도 중요하지 않다 | 인간은 이를 죽일 수 있는가? | 2 곱하기 2는 5 | 우리가 이웃을 사랑할 가능성 | 바보 성자가 발견한 아름다운 것들 | 영원은 구석구석 거미가 득실거리는 곳
5장. 피할 수 없는 모든 것의 끝
레프 톨스토이 1828~1910
어떻게 살 것인가? | 우리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기만을 기다리는 죽음이라는 용 | 탈출구는 어디에 있는가? | 믿음, 내면의 판사가 하는 말을 듣는 능력 | 부서지기 쉬운 삶의 의미 | 두 종류의 사랑
6장. 위험한 삶이 가져다주는 즐거움
프리드리히 니체 1844~1900
“신은 죽었다” | 말인의 행복에는 딱히 가치가 없다 | 선악을 넘어선 탁월한 파괴자 | 연민이라는 마지막 질병 | 성스럽고도 건전한 이기심 | 모든 좋은 것은 웃고 있으니, 무거움의 영을 피하라 | 무슨 일이 일어나든 지금의 삶을 사랑하라
7장. 구체적인 세계의 극적 풍성함
윌리엄 제임스 1842~1910
‘의미 있음’의 실질적인 현금 가치 | 울타리 밑에 숨겨둔 뼈다귀가 가져다주는 황홀감 | 건강한 정신과 병든 영혼 | 자정의 고뇌에서 대낮의 믿음으로 | 신앙을 가질 권리 | 위험 없는 세계의 끔찍함
8장. 진정 삶을 살았다고 할 만한 유일한 삶
마르셀 프루스트 1871~1922
죽음을 극복하는 예술의 위력 | 사랑이라는 끔찍한 속임수 | 욕망이 불러일으키는 역설 | 끊임없이 죽어가는 자아 | 같은 강물에 발 두 번 담그기 | 보이지 않는 것을 탐구하는 사람들 | 시간 너머로 존재하는 법
9장. 언어의 경계를 넘어서려는 가망 없는 투쟁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1889~1951
별이 되고 싶었지만 지상을 벗어나지 못한 | 철학의 본질과 용도 | 삶이라는 수수께끼와 수수께끼의 소멸 | 이방인 같은 삶 |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으로서의 윤리학 | 언어의 의미는 살아가는 방식 속에 있다 | 의심할 수 없는 것들
10장. 세계의 부드러운 무심함
알베르 카뮈 1913~1960
원하는 것과 얻는 것 사이의 괴리 | 자유가 부여한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 | “그래서 어떡하란 말인가?” | 의미 없는 세상에서 의미 창조하기 | 부조리는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 | 삶이라는 한계 안에서 반항하라
나오는 글: 요약할 수 없는 음악 작품
주석
리뷰
책속에서
들어가는 글
이 책을 쓴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문학적?지적 모험이었다. … 그들의 작품을 읽고 그들에 관해 글을 쓰는 것은 보람이 넘치는 일이었다. 각 작가마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었고 잠시나마 그 세계 속에 거하면서 풍성한 보물을 발굴하고 음미할 수 있었다. 죽음이라는 주제는 읽고 쓰기에 우울한 주제처럼 느껴져야 하겠지만 나는 전혀 우울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훌륭한 작가들과 시간을 보냄으로써 정신이 고양되는 기분을 느꼈다. 그들이 죽음에 관해 표현한 방식 덕분일까, 그들의 세계 속에서는 죽음조차 아름다운 존재처럼 느껴졌다. 표현은 중요하다. 언어 표현에서 사상을 완전히 분리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표현은 의미를 드러낼 뿐만 아니라 의미를 창조하기도 한다. 표현은 이미지를 불러일으키고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세계를 이해하도록 돕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렇기에 내가 보기에 철학과 문학은 서로 빈틈없이 섞이는 존재다. 삶의 유약함과 아름다움을, 삶의 비극성과 희극성을 절묘하게 포착하고 반영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표현은 중요하다. 우리 모두는 삶에 비극과 희극이 둘 다 풍성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 책은 죽음을 다루는 책이지만 동시에 삶을 찬미하는 책이기도 하다.
1장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가 보기에 진정한 철학이란 인간의 필멸성을 이해하고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고통을 경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행복한 사람들, 다시 말해 삶에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고 세상에 만연한 온갖 고통과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철학을 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세계가 왜 이런 식으로 존재하는지 이유를 묻지 않는다. 그들은 삶에 관해 딱히 생각하지 않은 채 그저 자신의 삶을 살아갈 뿐이다. … 따라서 근본적으로 철학적 궁금증이란 단지 지적 호기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도덕적 분노에 해당한다. 철학적 의문은 세계가 응당 그래야 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각하는 데서 기인한다. 인간은 물론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가 가끔씩도 아니고 꾸준히 온갖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과 세대를 거듭할 때마다 온갖 살육과 죽음이 끊이지 않고 맹목적으로 무분별하게 반복된다는 사실은 우리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실들이 아니다. 철학자로서 우리는 문제를 인정한 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이해하고자 애써야 한다. 그러지 않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 모두 괜찮은 척하는 것은 지적으로 솔직하지 못한 태도일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 타락한 태도다.
2장 쇠렌 키르케고르
우리는 윤리적 요소를 외면화하는 데 익숙한 나머지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 묻는 질문들에 대해 결코 객관적이고 무심하고 관찰적인 관점에서 추상적인 언어로 묻거나 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다. 윤리적 생활방식의 핵심은 이것이(이것이 무엇이든 간에) ‘나’와 관련돼 있으며 무슨 선택을 내리든 ‘내’가 바로 그 선택에 따라 살고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삶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지, 죽음이 악인지, 죽는다는 것(혹은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숙고할 때, 그런 의문을 제기하는 자가 지금 살아 있으며 곧 죽는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은, 더 나아가 지금 살아 있고 그런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결국 죽게 될 바로 그 사람이 ‘나’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다. 따라서 질문은 절대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형태를 취할 수도 취해서도 안 되며 항상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같아야 한다. 나라는 특정한 단일 개인이 중요한 것은 물론이고 특히 나에게 있어서는 ‘나’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중요해야 한다. “윤리적으로 볼 때 개별 주체는 무한히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