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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6343899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0-02-15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하늘에 소망을 두는 글을 썼으면……・4
1부 그리도 따뜻한 손
그리도 따뜻한 손・14
녹색 우편함・20
별을 접는 아이들・27
율촌 마을의 별・33
산책길의 사람 풍경・41
사랑스러운 단비・47
소중한 만남・53
바다가 고향인 것을…・58
둥지・65
2부 그래도 행복하네요
그래도 행복하네요・74
프리지아 간호사・81
아름다운 여의사・87
마약 아기・94
외로운 외침・100
창밖엔 단풍나무가・105
친구의 마지막 편지・110
사랑을 위해 걷는다・115
어느 아름다운 은퇴 파티・121
꽃배나무・126
3부 보이지 않는 사랑의 끈
제비꽃 어머니・136
어머니의 이민 가방・142
보랏빛 내 동생・148
해나가 알려준 사랑・154
손녀와 꽃동산 ・160
아들의 자동차・166
피스모 비치의 낭만・172
다도해로 떠난 삼촌・180
오월의 어느 날・186
미국 사위 자랑・192
4부 내 생에의 봄날
내 생애의 봄날・202
긍정적인 노인네・208
보톡스 맞을까 말까・213
그때 그 시절・219
대박의 꿈・225
기다림이 있는 둥지・231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237
할미꽃 간호사・243
화재가 주는 교훈・249
단평 그 따뜻한 연륜의 향기・255
-장소현(시인, 극작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직장의 주차장이 빌딩 앞쪽에서 뒤쪽으로 바뀌어졌다. 기존에서 조금이라도 바뀐다는 것은 일단 부담이 되는 일이기에 내게도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정문 입구에서 멀어져 전보다 일찍 집에서 떠나야 한다. 말이 그렇지 타임카드를 꼬박꼬박 찍어야 하기 때문에 아침 시간 일이 분은 금쪽같은 시간인 것이다.
얼마 동안은 불평으로 투덜대느라 주위를 둘러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내 마음이 불편하니 앞만 보고 입구를 향해 가기에 급급했다.
두어 달이 지난 후에야 조금씩 주위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전에는 전혀 눈에 띄지 않았던 수십 그루의 꽃배나무가 빌딩과 주차장 사이에 줄지어 서 있는 것이었다. 언제부터 이곳에 꽃배나무가 있었던가 싶다.
그동안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꽃배나무 가지를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어느덧 하얀 꽃망울이 눈을 반짝이며 가지마다 촘촘히 매달려 있었다. 추위를 이겨내고 첫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자연의 순리대로 나무들도 때가 되면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일 게다. 생명의 생동감이 가슴에 싸하게 와 닿았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름다운 산이 병원 뒤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다. 2년여 동안 출근을 하면서 이런 아름다움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바쁘게 일에 얽매여 있었던 것이다.
오솔길도 눈에 들어왔다. 그 길을 걸어보고 싶은 충동에 가슴이 벅찼다. 여기저기에서 봄이 오는 소리가 두런두런 들리는 것 같았다. 쉬는 시간에 밖에 나와 잠깐이라도 꽃배나무와 대화를 하고 싶어졌다.
_‘꽃배나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