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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사슬

붉은 사슬

문순 (지은이)
  |  
로담
2014-11-26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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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사슬

책 정보

· 제목 : 붉은 사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6410195
· 쪽수 : 384쪽

책 소개

문순의 로맨스 소설. "날 얼마나 데리고 있을 건가요?" 행색이 초라하고, 메말라 애처로워 보인다 해도 그녀는 원수의 딸이었다. 동정이나 연민 따위는 필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검은 눈동자와 붉은 입술은 그가 남자라는 것을 지독하게 각인시키고 있었다.

저자소개

문순 (지은이)    정보 더보기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로맨스에 빠져 사는 여자 열심히 하는 곳에 항상 길이 있다고 믿는다 [출간작] 러브액트 파란 그후 108일 덫 꽃그늘 내사랑 마이보스 마이 레이디는 싸가지 블랙로즈 다시 찾은 연인 퍼플로즈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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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 여자야?”
“응. 들어가시죠.”
“훗.”
강현은 저도 모르게 차가운 조소를 지었다.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아니, 완전히 달랐다. 깡마른 몸집에 얼굴은 창백하게 투명하고, 선명한 윤곽을 가진 입술은 붉었다. 그리고 검은 머리칼과 같은 색의 눈동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는 아니었지만 꽤 강렬했다.
“들어와. 진우 너는 내일 보고.”
“오케이.”
진우가 멀어지고 여자가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들어섰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얼굴과는 달리 행색은 초라했다. 회색빛 코트와 그 안에 받쳐 입은 검은 니트. 오래되어 보이는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더구나 땀으로 머리칼이 젖어 있었다. 긴장이라도 한 건가? 그랬다고 해도 지나치게 흘린 땀이었다. 그러나 그는 들어서는 그녀를 향해 비아냥거렸다.
“이런 일이 자주 있어서 포기한 건가? 동정을 바라는 몰골은 꽤 그럴싸해.”
그는 젖은 수건을 아무렇게나 던져 버리고 냉장고에서 차가운 물을 꺼내 잔에 물을 따르며 여자를 보았다. 그녀는 힘에 겨운 듯 조용한 동작으로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그는 물 잔을 든 채 여자의 곁으로 천천히 걸었다. 말을 하지 못해서 이 사장이 그리 쉽게 내준 건가? 그랬기에 대한토건의 늙은 최 회장에게도 보내려 했겠지만.
“대한토건의 늙은 최 회장하고는 어디까지 갔지? 그 깡마른 몸으로는 남자를 만족시킬 수도 없을 것 같은데.”
그는 노골적으로 그녀의 몸을 훑었다.
“네가 여기 온 이유는 알고 있겠지? 한데, 싸구려 같아.”
그는 경멸을 담아 내뱉었다. 그리고 거실의 테이블 위에 물 잔을 내려놓고 더 가까이 가 여자의 턱을 잡아 들어 올렸다. 여자는 창백한 얼굴로 떨고 있었다.
“떨고 있군.”
이마에는 작은 땀방울이 고여 있었고, 주먹을 말아 쥔 마른 몸은 흔들리는 게 보일 만큼이었다. 그럼에도 그녀의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이 고정되었다. 아무것도 읽히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처럼 깊은 새까만 눈동자였다. 겁에 질린 건가? 하지만 그는 그녀를 향해 모진 말을 내뱉었다.
“말을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로서는 매력 없군. 형편없어.”
그는 사납게 여자의 턱을 놓으며 뒤로 물러나 테이블에 몸을 기대어 반응을 기다렸다. 정말 말을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그런데 여자는 한참을 빤히 보더니 이내 할 말이 있는 듯 붉은 입술을 달싹였다.
“저…… 저…….”
무어라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다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날.”
강현은 여자의 목소리에 팔짱을 낀 채 여자를 바라보았다.
“얼마나 데리고 있을 건가요?”
말을 안 하는 건 아니었다. 높낮이 없이 건조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훗. 작전인가? 그런데 이를 어쩌나. 난 이런 걸로 놀라지 않는데. 아님, 날 위해 또 다른 걸 준비하고 있나?”
그는 젖어 흐트러진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비아냥거렸지만 이내 똑 바로 몸을 세워 위압적인 자세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내게 원하는 게 뭐지? 난 네 아버지에게 원하는 게 무지 많아. 그중에 너도 있고, 그것보다 더한 것도 있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 난 네 가족의 살과 뼈를 갈아 마시러 온 거니.”
남자는 늙지 않았으며, 아름다웠다. 태어나 이토록 아름다운 남자를 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살을 엘 듯 차가웠다. 하지만 그녀는 상관없었다. 그들을 향해 내뿜는 냉기와 증오가 든든한 보호막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정신이 더 혼미해지기 전에 확인해야 했다.
“날…… 얼마나 데리고 있을 건가요?”
온 힘을 끌어모아 중요하다는 듯 다시 묻는 그녀의 눈동자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것에 그는 검은 오로라를 내뿜으며 자신의 목적을 분명하게 밝혔다.
“널 데려갈 거다. 지옥 끝까지. 이연.”
그는 그녀의 이름을 힘주어 말했다. 놀란 듯 바라보는 여자의 이름은 이연, 이 사장의 딸이었다. 그녀의 행색이 초라하다고, 메말라 애처로워 보인다고 해도 그녀는 이인혁의 딸이다. 부모님을 돌아가시게 하고 간신히 살아남은 서준희마저 죽기를 바랐던 사람이다. 그러니 그녀에 대한 동정이나 연민 따위는 필요 없는 것이다.
“이 시간 이후부터, 너는 내게 속박된다.”
결코 부드럽지 않은 그의 차가운 말에 그녀는 서늘한 한기와 가슴을 휘몰아치는 뜨거운 것을 동시에 느꼈다. 그건 체념하고 있었던 희망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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