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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내 BL
· ISBN : 9791156410980
· 쪽수 : 560쪽
· 출판일 : 2017-10-19
책 소개
목차
01. 겨울바람, 스엔
02. 달이 뜬 밤, 노이
03. 서쪽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 하르펜
04. 뒤를 보고 걷는 걸음, 젠킨스
05. 앞을 보고 걷는 걸음, 제니아
06. 짧은 나들이, 타렛티나
07. 겨우살이나무, 호리그라스
08. 마다 않는 가르침, 타르한
09. 욕심, 게논
10. 봄나들이, 롯티나
11. 풍요를 부르는 숲지기, 바스바노룽겐
12. 북쪽 숲의 망루, 우바노누아
13. 마르지 않는 갈증, 갈루스
14. 숲의 끝자락, 레바노라티
15. 짊어지는 이름, 세오 모니아
에필로그
외전 1. 생일 정하기
외전 2. 나로 하면 좋을 텐데
외전 3. 겨울정령 이야기
#만약의 이야기 : 언제쯤 어른이 되나요
저자소개
책속에서
“옛날이야기를 해 주마.”
스엔은 벤자민 할아버지가 옛날이야기를 해 줄 때가 가장 좋았다. 침대에서 스엔을 껴안거나 무릎에 뉘인 채로 머리나 등을 툭툭 두드려 주며 자장가 삼아 해 줄 때가 제일 좋았지만, 이렇게 벽난로 앞에 앉아 이야기를 듣는 것도 무척이나 좋아했다.
반짝이는 스엔의 눈을 보고서 벤자민 할아버지가 살짝 웃었다.
“세상 모든 고양이들에겐 이미 가지고 있는 이름이 있단다. 태어나면서부터 짊어지고 사는 이름이지. 그 누구에게도 가르쳐 주지 않지만, 죽을 때까지 마음에 새기고 산다고 해.”
“정말요? 왜 가르쳐 주지 않아요?”
“그거야 나도 모르지. 나는 고양이와 이야기해 본 적이 없거든.”
“고양이랑 어떻게 얘기를 해요?”
“음…… 이건 정말 비밀인데 말이야. 요즘 세상 사람들은 거의 모르는 이야기란다.”
비밀이라는 단어에 두근거리지 않는 아이는 없었다. 스엔은 저도 모르게 몸을 할아버지 쪽으로 기울였다.
“사실 고양이는 아홉 번을 산다고 하지. 그런데 세 번째 삶부터는 사람의 말을 할 줄 알게 되고, 여섯 번째 삶부터는 아예 사람으로 둔갑을 할 수 있다고 해. 아주 오래된 마법 덕이라고 하더구나.”
“마법이요?”
“그래. 고양이는 아마 아주, 아주 오래전에 마법에서 떨어져 나온 잔재일 거야. 어쩌면 요정일 수도 있겠지.”
요정도 고양이처럼 짊어지고 사는 이름이 있다고들 하거든, 하고서 벤자민 할아버지가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여덟 번째 목숨이 끝나고 아홉 번째 삶이 시작될 때, 아주 특별한 고양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지. 고양이로 살 것인지, 사람으로 살 것인지. 더욱 특별한 고양이들에게는 그 무엇도 아닌, 조금 더 비밀스럽고 신비한 존재가 될 기회도 주어진다고 해. 그리고 정말, 정말 특별하고 특별한 고양이들에게는 영생을 살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지.”
“할아버지는 이 얘기를 누구한테 들었어요?”
“내가 아주 어릴 때 우리 할머니한테 들었지. 당신께서 지금의 너보다 더 어렸을 때는 사람과 요정이 사이가 무척 좋았다고 하더구나. 그리고 고양이도 지금보다 훨씬 많았고, 지금보다 훨씬 사람과 가까웠다고 하셨어. 그래서 당신께서도, 딱 한 번이지만 고양이와 이야기해 본 적이 있다고 말씀하셨었지. 하지만 얼마 안 가 요정들이 갑자기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더니, 고양이들도 골목길에 숨어들어 나오지 않게 되었다는구나. 할머니가 결혼을 할 때쯤엔 고양이의 이야기를 믿는 사람이 많이 줄어들었고, 첫째 아이…… 그러니까 우리 큰아버지가 자라 결혼할 사람이라며 큰어머니를 데려왔을 쯤에는 고양이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조차 거의 사라졌었다며 안타까워하셨지.”
“그럼 이 얘기는 진짜 아는 사람이 많이 없겠네요. 정말로 비밀 이야기구나.”
“너도 나중에 나이를 먹고 손자가 생기면 이 얘기를 해 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