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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57062935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3-06-30
책 소개
목차
▶ 한국 독자들에게
▶ 들어가며: ‘파괴된 말’에 분개하다
‘증오’를 담은 말과 맞닥뜨리는 장소/ ‘담보’로서의 무게가 없는 언어/ 요약할 수 없는 ‘혼’과 같은 것
▷ 제1화: 미치는 게 정상
입을 다물게 만드는 압력/ 맞서기 위한 말
▷ 제2화: 격려를 포기하지 않기
‘격려하는 말’이 없다는 어려운 문제/ 한센병 요양소를 겪은 사람
▷ 제3화: 사전에는 없는, ‘희대’라는 말의 태도
노진구의 어머니와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기대’는 왜 무거울까?/ 독특한 정신과 병원의 획기적인 도전/ 보답을 바라지 않기
▷ 제4화: 마이너스 감정을 처리하는 비용
다양성이란 무엇일까?/ ‘여성의 고통’에 언어를 부여한 사람
▷ 제5화: ‘지역’에서 살고 싶다는 뜻이 아니야
전설의 운동가와 푸른잔디회/ 장애인은 ‘이웃’에서 살고 싶다/ 공생을 가로막는 벽은 바로 곁에 있다
▷ 제6화: 장애인 시설 살상 사건이 망가뜨린 것
이 사건은 ‘누구’의 문제인가/ ‘사는 의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과거에 울린 경종을 잊지 않기
▷ 제7화: 나라를 위한 쓸모가 없었던 사람
‘전쟁에 갈 수 없다’는 것이 두려웠다/ 병에 걸려서 면목이 없는 사람/ ‘강제’가 없다는 두려움
▷ 제8화: 책임의 ‘층’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 미나마타병과 싸우다/ 처참한 사건의 ‘책임’을 지는 방식
▷ 제9화: 분위기에 지워지는 목소리
권리에 둔감해지면 차별에도 둔감해진다/ 여성들의 장애인 운동/ 여성들의 목소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 제10화: 선을 지키는 말
인권이 스며들기 어려운 사회/ 고발 운동에서 엿보는 ‘절대로 침해해서는 안 되는 선’/ ‘당연한’ 것이 없다는 두려움
▷ 제11화: 마음의 병의 ‘애당초론’
‘애당초론’이 기능하지 않는 사회는 숨막힌다/ ‘고치는 것’이 목표가 아닌 장소/ 힐링 붐에서 느끼는 불편함
▷ 제12화: 살아 있다는 느낌이 죽어갈 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드는 일/ 돌봄 현장의 어려운 문제/ ‘어쩔 수 없다’가 단념시키는 것
▷ 제13화: 살아가는 데 사양이 필요 있을까?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한 사람들/ 가장 가까운 적은 부모?/ 남녀에 따라 다른 ‘사양 압력’의 무게/ ‘사양’이 누군가를 죽일 때
▷ 제14화: ‘서로 입 다물리기’의 연쇄를 끊어야 할 때
‘자기 책임’이라는 말의 섬뜩함/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특별’할까/ 멈추지 않는 ‘서로 입 다물리기’의 연쇄/ 부조리와 싸우는 법
▷ 제15화: 인정받으려고 하지 마라
타인의 상상력을 넘어서라/ 시인·운동가 하나다 슌초의 갈등
▷ 제16화: 내 천 자로 잔다고 하는구나
한센병 환자와 가족이 받은 차별/ 잡담하다가 마주친 단층/ 차별이 빼앗은 것
▷ 제17화: 말이 ‘문학’이 될 때
‘문학’이란 무엇인가/ ALS라는 난치병/ 문학이 태어나는 순간
▷ 마지막 이야기: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
장애인과의 불행한 첫 만남/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뜨려준 만남/ 말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 나오며: 정리되지 않는 것들을 귀히 여기다
▶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언어에는 ‘내리쌓이는’ 성질이 있다. 입 밖으로 나온 언어는 개인 안에도, 사회 안에도 내리쌓인다. 그러한 언어가 축적되어 우리가 지닌 가치관의 기반을 만들어간다.
‘배려 없는 말’이야 예전에도 있었지만 소셜 미디어의 영향으로 ‘말의 축적’과 ‘가치관 형성’ 속도가 폭발적으로 빨라졌다. 심지어 그 폭발을 누구나 일으킬 수 있게 되었다.
많이 ‘있는 말’은 눈에 띄므로 금세 눈치채기 쉽다. 반면 ‘없는 말’은 찾아내기 어렵다. 애당초 ‘없는’ 것이니 당연히 눈치채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런 ‘없는’ 것을 상상하는 힘도 필요하다.
≪희대≫란 ≪인간의 선한 성품과 자기 치유력≫을 믿고 그 ≪가능성≫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는 자세이다. 나는 이 말을 보답을 바라지 않고 상대를 믿어보는 태도라고 해석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허울만 좋은 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음의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에게는 마음이라는 볼 수 없는 것에 대한, 경의를 품은 상상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쉽게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이 사람이 「살아서 존재하는 것」에 대한 경외심’이 필요할 때가 있고, 그것 없이는 회복을 향한 톱니바퀴 자체가 움직이지 않기도 한다.
이런 생각이 ≪낭만적≫인 것이라면 인간에게는 낭만이 필요하다. 오카노우에 병원은 최악을 각오하고 진심으로 그것을 믿었던 병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