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7282418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7-07-18
책 소개
목차
1부
13│동지冬至
14│술의 미학
16│보리밭
18│장미여관
20│하루, 그 붉은 무덤
22│back hug를 꿈꾸다
24│머리를 동쪽으로 두는 시간에
26│안녕하세요, 고갱 씨
28│낙화
30│자작나무숲에 내리는
32│오래된 약속을 꺼내다 ─부용의 묘
34│여시아문如是我聞
2부
39│문득 3 ─자은도에서
40│애월涯月을 그리다 1
42│애월涯月을 그리다 2
44│애월涯月을 그리다 3
46│애월涯月을 그리다 4
48│애월涯月을 그리다 5
50│느다시, 느다시
52│풍경에서 조금 멀어지다
54│문득 1
56│문득 2
58│제부도
60│지심도
62│섬을 마주하는 어떤 방식
3부
67│빈, 궁에 들다
68│죽음에 관한 최초의 기억
70│평행선
72│겨울 생각 1
74│겨울 생각 2
76│새들은 밤이면 어디로 가는 걸까
77│어느 날, 궁
78│사자死者의 방이 있는 나무
80│복숭아나무가 있던 풍경
82│느티나무 이야기
84│슬픈 빨강이 된 고양이가 나를 바라보는
4부
89│플레어스커트
90│뒤돌아 앉은 시간을 가진 ―華芳寺에서
92│매자나무를 닮았다
94│오래전 안부를 생각하다
96│오래된 지붕 위로 비가 내릴 때
98│11월의 시
100│낯선, 여전히 낯선
102│핸드폰에서 살다가
104│그늘
106│조심스런 마음으로 꽃들의 조락을 함께 함
108│연어 이야기
110│시,
112│사막으로 가는 문
114│해설_전해수
‘분홍’의 흔적과 ‘말’의 비밀
저자소개
책속에서
가끔 심장이 시큰둥해지는 날
곱게 부순 달빛가루에 달콤한 유혹의 혀를 잘 섞은
목신 판의 술잔을 받는다
찰나의 눈빛에 취해 비밀의 말들을 너무 많이 마셨나
날을 세운 은빛 시선이 애꿎은 꽃잎만 잘라내고 있다
물구나무서던 시간들
절룩거리는 기억을 붙잡고 일어서고
살 속에 섞인 위험한 말들 잠들지 못해
서로 부딪치고 깨어지기도 하면
옆구리를 내어주며 쨍쨍 부딪치던 건배의 얼굴이
늑골 어딘가에 콕콕 박혀 가쁜 숨을 몰아쉰다
끝내 토해내지 못해
상처 난 이름으로 가슴 울렁거리고
손가락만 흔들어도
열꽃처럼 번져가는 뜨거운 노래들로
바람 속 영혼들처럼 마음 흩날리는 날*
사랑이 사랑으로도 치유되지 않아
벌거벗은 혀들이
술잔 속에서 팔딱거리고 있다
*인디언 달력에서 1월을 뜻하는 말중 '바람 속 영혼들처럼 눈이 흩날리는 달'에서 따옴
---- [술의 미학] 전문
당신의 손바닥 안에서 잠들고 싶었던 건
불경스러운 꿈
비명한번 지르지 못하고 버림받은
사랑이 머물렀던 곳일 수도 있어
퀴퀴해져가던 일상의 말들이
페퍼민트 알싸한 향기 속에서 통통거리고
쓸쓸해져가는 입술에 달콤함을 가득 묻히고 나면
가랑이 사이로, 붉은 꽃잎을 먹기 위해 흰 뱀이 나올지도 몰라
수척해진 달을 품어보려고 쫀득쫀득한 눈빛을 번뜩이며 있을지도?
무장했던 신경들이 우두둑 모가지가 꺾이는 순간
붉게 달궈진 욕망이 팔을 휘저으며
푸른 가시 속에서 뚝뚝 피 흘리는 절정과 마주하다가
꿈틀거리는 씨앗하나 들어오면 다시
화들짝 피어나는 서설을 잉태할 수도 있을까?
싱싱한 오르가즘으로 가득한
부릅뜬 절벽처럼 까마득할,
붉은 침대가 출렁이고 있어
입술 사이로 빠져나가는 말들이 절창을 꿈꿀 때?
----[장미여관]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