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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57413515
· 쪽수 : 284쪽
책 소개
책속에서
개리는 울지 않는다. 늘 웃었다. 아프면 아플수록 더 웃었다.
어쩌다 필립 코빈과 부딪히는 바람에 필립이 먹던 막대아이스크림을 땅에 떨어뜨린 적이 있었다.
“미안해.”
개리가 얼굴 가득 멍청한 웃음을 짓고 말했다.
“너는 이게 웃기냐, 머저리?”
“아니. 하, 하.”
필립이 개리를 밀쳤다.
“미안하다고 했잖아. 하, 하.”
필립이 다시 개리를 밀쳐서 땅에 넘어뜨렸다. 개리는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을 보며 씩 웃었다.
(중략)
개리는 흙 묻은 아이스크림을 핥았다.
“맛있는 초콜릿 칩인걸. 하, 하.”
“전부 먹어!”
개리는 아이스크림을 다시 입으로 가져갔다.
필립은 한 손으로는 개리 머리카락을, 다른 한 손으로는 개리 팔꿈치를 움켜잡고는 아이스크림을 개리 입 속으로 쑤셔 넣었다. 아이스크림 막대가 개리 목구멍을 찔렀다.
아이스크림이 턱으로 녹아내리는 동안에도 개리는 계속 웃었다.
그래도 괜찮다. 아직 3주나 남아 있으니까. 다음 주까지는 매일 새로운 농담을 만들어야지. 셋째 주에는 그중에서 가장 웃기는 농담을 몇 개 추려 내서 농담과 농담을 부드럽게 연결하면 된다. 마지막 주에는 적절한 타이밍을 위해 연습하고 또 연습하면 끝이다!
개리는 한 시간도 넘게 방 안을 빙빙 돌았다. 혼잣말을 하고 ‘브레인스토밍’ 아니, ‘농담 스토밍’을 했다. 개리가 마침내 멈춰 섰다.
머릿속에서 이제 그만할 때라고 알람이 울리는 것 같았다.
‘하나도 안 웃겨! 하나도 안 웃기다니까!’ 알람이 울어 댔다.
괜찮아. 내일은 더 나아지겠지. 아니면 모레, 그것도 아니면 다음 주에는.
개리는 학교 가는 길에 있는 횡단보도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2층짜리 학교 건물과 운동장에서 노는 애들, 그리고 주차장에 있는 차들을 바라봤다. 농담을 하지 않게 되기 전에는 자기가 학교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깨닫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