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57743117
· 쪽수 : 504쪽
책 소개
목차
헌시 | 자유를 찾아서
프롤로그
첫 번째 여행
두 번째 여행
세 번째 여행
네 번째 여행
마지막 여행
한국어판 작가의 말 | 과연 누가 이들을 도울 것인가?
감사의 글
책속에서
“어머나.” 말문이 막혔다. “세상에나.” 말을 잇지 못했다.
바로 내 눈앞에 그곳이 있었다. 국경이었다. 믿기지 않았다. 압록강이 매우 위험스럽고 강폭도 몇 킬로미터는 되는 줄로 알았다. 하지만 강은 매우 고요했고 강폭은 60미터도 채 안 되어 보였다. 어떤 지점은 폭이 더 좁아 보였다. 강 건너편에는 돌이 깔린 강둑이 있었다. 강둑은 그 너머에 우뚝 솟은 돌담까지 한 10미터가량 이어졌다. 그 돌담은 강 쪽으로 줄지어 서 있는 집들을 가리고 있었다. 내가 알아볼 수 있는 거라고는 담 뒤편으로 솟아 있는 가늘고, 녹슨 굴뚝의 파이프들이었다. 추운 아침이었는데도 대부분의 굴뚝에서는 연기가 보이지 않았다. 담 너머로 좀 더 높이 지어진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과 공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들은 금이 갔고, 비와 세월의 풍파로, 검은 재와 먼지로 물들어 있었다. 돌보지 않는 무덤의 비석과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모든 것에서 죽음의 냄새가 났다.
북한의 감시 시스템에는 빈틈이 없었으며 나치의 게슈타포보다도 더 살벌한 것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모든 조직과 일터는 크고 작은 규모에 상관없이 당원의 감시하에 있었다. 집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모든 마을이 5가구 단위로 나누어져 서로를 감시하게 되어 있었다. 한 가구가 범법행위를 한 것으로 판명되면 다른 네 가구도 함께 처벌되었다. 이러한 제도가 북한을 염탐꾼과 밀고자의 세상으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