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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57746040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장 타인의 아이
제2장 피와 정 사이
제3장 각각의 선택
제4장 판가름 난 인연
제5장 맨발의 만남
제6장 식탁 없는 가족
제7장 그 후
제8장 불신
제9장 장대한 실험실
제10장 미완성의 결론
에필로그
지은이의 말
새로운 이야기, 초여름
주요 참고 문헌
옮긴이의 말
작품 해설
리뷰
책속에서
세 사람은 6년 전 미츠코가 태어났을 당시를 떠올렸다. 이것저것 기억을 맞추어 원인을 찾아보려고 했으나,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은 어떤 것도 없었다. 당연히 간단히 알 수 있는 일이었다면, 이미 토모코 자신이 밝혀냈을 것이다. 하지만 모자수첩을 보고 있던 토모코는 자꾸만 고개를 갸우뚱했다. 3㎏으로 태어났는데, 한 달 뒤 건강검진에서 체중이 겨우 300g밖에 늘지 않았다. 동생 코이치의 체중 변화와 비교해도 이상한 수치였다. 그때는 발육이 좋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지만, 300g이라는 숫자는 너무 적었다. 하지만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일단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옆방에서는 미츠코가 기분 좋은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동쪽의 하늘은 벌써 어렴풋이 꼭두서니 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부부의 머릿속은 이런저런 생각으로 복잡했다. 말로 꺼내지는 못했지만 출생 시에 아이가 뒤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스쳐 갔다. 신문에서 몇 번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내의 외도에 대한 의심은 깨끗이 씻어 낼 수 없었다. 시게오에게는 그쪽이 더 큰 문제였다.
상대방인 시로마 나츠코도, 미츠코를 보고 감탄한 듯이 ‘바람피웠을 리가 없지’라고 생각했다. 홀쭉한 아래턱이 확실히 시로마 테르미츠와 닮았다. 눈은 나츠코와 똑 닮았다. 게다가 나츠코의 뒤에서 부끄러워 하며 서 있는 하츠코는, 방금 들어온 이사 시게오를 빼닮은 듯했다. 반신반의했던 나츠코도, 가슴을 닫았던 두꺼운 얼음벽이 한순간 녹는 기분이었다. 바뀐 것이 틀림없다. 혈액검사 결과가 필요 없을 정도로, 아이의 얼굴을 보자 바뀌었다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