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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도가철학/노장철학 > 장자철학
· ISBN : 9791157954056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1장 거침없는 말
성공하면 왕 실패하면 도적 _013
터무니없다 _017
넋을 잃고 우두커니 있다 _022
물고기를 잡고 통발을 잊다 _026
남의 단점을 장점인 줄 알고 본뜨다 _030
남만 못함을 스스로 인정하다 _033
능력이 모자라 일을 감당하지 못하다 _037
무턱대고 남을 흉내 내다 이도저도 아닌 것이 되다 _041
다급한 처지 _045
누가 뭐라 하든 개의치 아니하다 _048
추악함을 신기함으로 바꾸다 _051
말을 거침없이 잘하다 _055
2장 우물 안 개구리
매미는 봄가을을 모른다 _061
대가에게 웃음거리가 되다 _065
경계하고 신중히 대하다 _070
군자의 사귐은 맑기가 물과 같다 _074
우물 안 개구리 _078
적적할 때 사람이 찾아오는 것을 기뻐하는 마음 _082
앞날은 기다릴 수 없고 지난날은 돌이킬 수 없다 _087
애만 쓰고 보람이 없다 _091
자신을 낮춰 선비를 예우하다 _096
토지를 할양하여 상으로 내리다 _101
큰 어려움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다 _105
사람을 분노케 하다 _110
3장 기술의 경지
사방에 가득하다 _117
갈수록 나빠지다 _121
현왕의 다스림 _125
허물없는 사이 _128
기술이 숙달되어 경지에 이르다 _132
온갖 고초를 겪다 _136
원대한 계획 _140
갈고리를 훔친 자는 처형을 당하고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되다 _144
흐르는 물에는 자신을 비춰 보지 못한다 _148
인의와 시비의 기준 _152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다 _156
세월이 빠르게 지나가다 _160
4장 학문의 악행
욕심이 없다 _167
불가능한 일 _171
학문을 이용하여 악행을 하다 _175
오래 살면 욕볼 일이 많다 _179
자연의 뜻에 순응하다 _183
내 뜻을 따르면 살고 거스르면 죽는다 _187
겉으로는 그래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르다 _121
주제 파악을 하지 못하다 _121
눈앞의 이익에만 연연하여 등 뒤의 위험을 모르다 _121
천하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뽐내지 않는다 _121
5장 불로 불을 끄다
하찮은 싸움 _209
피할 수 없는 일 _214
아무런 걱정이 없다 _218
짐짓 좋은 체하다 _222
책을 널리 읽어 학식이 풍부하다 _227
대롱으로 하늘을 엿보고 송곳으로 땅을 찌르다 _231
불로 불을 끄고 물로 물을 막다 _235
저자소개
책속에서
기성자(紀슘子)라는 사람은 주 선왕을 대신하여 닭을 키웠는데 그가 키우는 닭들은 보통 암탉이 아니라 닭싸움에 출전할 쌈닭이었다.
기성자가 왕을 대신해 닭을 키운 지 겨우 열흘째 되던 날 주 선왕이 찾아와 물었다.
“이제 닭싸움에 내보낼 수 있겠느냐”
기성자는 말했다.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지금 이 닭들은 아직 너무 거만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고 주 선왕이 찾아와 똑같은 질문을 했고, 기성자는 말했다.
“인기척만 들리면 싸우려 달려드니 아직 훈련이 덜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열흘 뒤 주 선왕은 또다시 기성자를 찾아왔다. 물론 그의 쌈닭이 궁금해서였다. 기성자는 말했다.
“아직 아닙니다. 여전히 눈빛도 날카롭고 거만하기 그지없으니 좀 더 훈련이 필요합니다.”
또다시 열흘이 지나고 주 선왕은 큰 기대 없이 닭을 살피러 왔다. 그런데 기성자가 말했다.
“이제 준비가 거의 다 되었습니다. 이제는 다른 닭이 앞에서 소리 내며 덤벼도 조금도 동요함이 없습니다. 나무로 깎아 만든 닭처럼 보이는 것으로 보아 정신적인 준비가 단단히 된 것 같습니다. 다른 닭들은 감히 덤벼들지 못하고 달아나지요.”
주 선왕은 이 닭을 닭싸움 경기에 내보냈고 결과는 과연 기성자가 말한 대로였다.
장자의 집은 매우 가난하였다. 한번은 장자가 황하(黃河)강을 관리하는 지방관 감하후(監河侯)에게 곡식을 꾸러 갔다. 감하후는 크게 선심을 쓰듯 말했다.
“좋소. 내 세금을 거둬들이면 그때 삼백 냥을 빌려주리다. 괜찮겠소”
장자는 당장에 곡식을 빌려주려 하지 않는 그에게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었다.
“내 곡식을 꾸러오는 길에 갑자기 길가에서 도움을 청하는 소리가 작게 들려왔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수레바퀴가 지나가며 생겨난 자국 사이에 물고기 한 마리가 있더군요. 그 물고기는 곧 말라 죽을 듯이 보였습니다. 물고기가 말하더군요. ‘나는 동해에서 왔소. 그런데 이렇게 곤경에 처하고 말았다오. 그대가 물을 조금 가져다가 나를 살려줄 수 없겠소?’ 그래서 저는 이렇게 답을 했지요. ‘그러마. 내 지금 남부 지역으로 오나라와 월나라의 왕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남부 지역에는 물이 풍부하니 내 그들에게 운하를 파도록 하여 서강(西江)의 물을 끌어다 너를 구해주겠다. 괜찮겠느냐?’ 그러자 그 물고기가 불같이 화를 내며 ‘그저 약간의 물만 있으면 생명을 부지할 수 있다는데도 당신은 어찌 이런 식으로 답을 하십니까? 그럴 바에야 차라리 건어물 시장에서 나를 찾으시지요!’라고 말하더이다.”
이야기를 마치고 장자는 성난 눈초리로 감하후를 한 번 쳐다보더니 소매를 털고 돌아갔다.
전국시대 동곽자(東郭子)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장자가 도에 통달하였다는 말을 듣고 장자에게로 가서 가르침을 구하였다. 동곽자가 물었다.
“선생님이 얘기하시는 도는 대체 어디에 존재하는 것입니까”
장자는 말했다.
“어디든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말씀해 주셔야 이해가 가지요. ”
“땅강아지에도 있고, 개미에도 있습니다. 어째서 그처럼 하찮은 것에 있습니까”
“논에 자라는 피에도 있습니다. 어찌 도가 그처럼 하찮은 것에 있을 수 있습니까”
“기와나 벽돌에도 있습니다. 동물에서 식물로 떨어지더니 식물에서 다시 무생물로 떨어지는 군요. 어찌 점점 더 하찮은 것들에도가 있다 하십니까” “소변과 대변에도 있습니다.”
동곽자는 장자가 일부러 장난을 치는 것이라 생각하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장자는 조릉의 밤나무 숲을 노닐고 있었다. 그는 숲에서 웬 새 한 마리가 날아오는 것을 발견하였다. 새의 날개는 일곱 자 정도로 넓었고, 그 눈은 직경으로 한 치 정도는 되어보였다. 이 새는 장자의 이마를 스치고 날아가 그리 멀지 않은 밤나무 숲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이를 보고 장자는 말했다.
“무슨 새가 날개는 크나 멀리 날지 못하고 눈은 크나 눈빛은 무디구나.”
그리고는 새총을 들고 살금살금 걸어가 이 새의 동정을 살피며 새총을 쏠 기회를 엿보았다.
이때 매미 한 마리가 빽빽한 나뭇잎 사이에 숨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사마귀가 갑자기 나타나 팔을 뻗어 단번에 매미를 낚아챘다. 사마귀는 매미를 잡기 위해 자신의 행적을 드러내었고 새는 이 순간을 이용해 사마귀를 잡아먹었다. 새는 눈앞의 먹이에 정신이 팔려 자신의 뒤에 장자가 새총을 들고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