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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8540104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5-12-05
책 소개
목차
정목일
무수 무량無數 無量 / 수필의 길에서 만난 스승 / 압록강을 바라보며
반숙자
서이말 등대에서 / 백일몽 / 잉태의 바람
염정임
프로방스의 인상 / 모자를 사러 간 날 / 우리에게 고향은 있을까?
정태원
달님과 별님이 내게 오셨네 / 호박꽃 / 초록나비 / 신선이 될 뻔한 이야기
김은숙
개에 대한 기억 / 그들을 웃게 하소서 / 새벽의 정경
최일순
행복·2 / 하늘에서 온 소포 / 그 집에 가면
조설우
마을 축제 / 삶과 죽음의 순환, 천장天葬의 하늘 길 / 오십 년만의 귀향 / 물결을 타고
이옥자
화사 花蛇 / 나쁜 사과 / 울보의 변辯 / 그 옷이 있던 풍경
남기연
시간의 침잠
김정택
화해의 조건 / 기본이 무너지면 / 죽어갈 준비
이부림
소금탕 스케치 / 달거리 / 나래쉴 카페 / 겨레
장영향
생애 가장 큰 실수 / 오디가 익을 때 / 낙타를 생각하며
이병훈
에로스Eros의 벽 / 물망초 / 음성문학(낭송)예술의 아쉬움 / 바람을 찾아
저자소개
책속에서
고향 집 낡은 오디빛 마루에 걸터 앉는다.
아버지의 낮은 기침 소리에 긴장하던 단발머리 계집아이가 콩콩거리고, 비 오면 젖어드는 마당의 흙냄새 그리고 처마 밑 낙수에 피어나던 물방울 물방울들, 먼 소녀 적의 꿈, 꿈들이 흘렀는데…, 빛바랜 여기는 여전히 나를 아늑하게 품어준다.
한층 높아진 하늘에 바람은 불어오고 맞은편 낮은 기와지붕 위로 흰구름은 천천히 흐르며 나를 바라본다.
지금 어디를 어떻게 가고 있어, 라는 듯이.
[머리말]
한 해가 또 덧없이 가고 있다. 이런 저런 사유로 동인지 발간작업이 3년 만에 이루어진다.
회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지역의 대표 필진으로 활발히 문학 활동을 하고 있어 늘 자긍심을 느낀다. 그런데 모지인 <현대문학>지에서 수필장르에서 신인배출을 배제하면서 수필로 등단한 현수회 회원들은 서자처럼 후배들이 배출되지 않아 모지(현대문학)의 전통을 이어가는데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수필은 문학성이 떨어진다는 문단의 편견 때문에 수필가들의 입지는 늘 소외되고 대부분의 중앙신문들도 신춘문예에서 수필장르를 제외하고 있는 현실이다. 각자의 문학적 철학이나 인식의 차이는 있겠지만 수필의 홀대에 대해 수필인들은 함께 고민하며 극복해야 할 과제라 여겨진다. 차제에 일반 독자 대중들에게 읽히는 수필이 될 수 있도록 진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작법과 소재개발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지난해 대구회원들이 주관한 골목투어의 추억은 지금도 따스함을 느끼며 그리워진다.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옛날 경상감사가 집무를 보던 선화당과 징청각 앞에서 역사이야기를 나누며 경상감영공원에서 사진을 찍던 일이 새삼 그리워진다.
오랜 전통과 중년 노신사들의 사랑방으로 유명한 진골목 <미도다방> 정 마담의 재담을 들으며 한방약차를 음미하기도 했다. 영남 최초의 고딕양식 성당인 계산성당도 둘러보았다. 일제강점기의 민족저항시인 이상화 고택을 둘러보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향에 젖어 보기도 하였다. 마침 수성못 호숫가에서 열리는 축제공연에서 흥겨운 음악의 리듬에 취하던 일 등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낙동강 사문진 나루터 주막에서 먹던 갓 구운 부침개와 막걸리 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최근의 소식에도 우리 회원님들의 수필작품이 국어교과서에 실리는 쾌거도 있었고 문학상 수상자도 여럿 있었다. 반숙자 회원님은 문학상과 더불어 고향의 공원에 작품비도 세워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모두 힘들고 어려운 문학의 길이지만 서로 격려하고 소통하며 함께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