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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신앙생활 > 신앙생활일반
· ISBN : 9791158772055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20-11-15
책 소개
목차
1. 아무것도 아닌 자의 죽음
그리고 울었다 | 다시 동방박사 트립을 떠나고 싶다 | 내려 놓아야할 때 | 나누는 사람이 희망이다 | 오만 원의 의미 | 기티카를 섬기는 사람은 복이 있다 | 아무것도 아닌 자의 죽음 | 보따리 장사를 하는 것은 | 실맛신학교와 함께 춤을 | 땅에서는 고아들이 웃고 | 사랑은 사랑을 낳고 | 카드리 그 부자 아주머니 | 장남식씨와 맺은 약속은 아직도 유효하다
2. 토기장이와 진흙덩이
타자를 위해 성숙한 사람 |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 자연의 섭리, 희년법 그리고 복음 | 예수께서 이기신 사망권세 | 은자는 작은 숲에 있다 | 기후재앙, 요셉 그리고 제국 | 토기장이와 진흙덩이 | 희년법은 기득권 포기의 법이다
3. 아버지의 하늘
아버지의 딸 사랑 | 아무도 모르는 성자 | 시운 엄마의 세뱃돈 | 물 긷는 아이 | 아빠와 쇠 부지땡이 | 이장과 경운기 | 쑥 한 바구니의 추억 | 아버지! 아름다우신 우리 아버지! | 호구를 자청하신 아버지 | 아버지의 잠바를 입고
4. 외치는 자의 소리
코로나19의 선물 | 기도는 사라지고 | 아무도 회개하지 않는다 | 빚으로 지은 교회 | 단톡방의 사람들 | 미세 먼지 | 코로나19는 예언자이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자’라는 말은 안드라푸라데쉬 데칸고원을 순회하며 달리트를 처음 봤을 때 생각했다. 달리트의 첫 인상은 지렁이였다. 비가 온 뒤에 지상에 나와서 물웅덩이에서 놀다가 햇볕이 내려 쬘 때 바로 땅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볕 아래서 몸이 말라서 죽어가는 꿈틀거리는 지렁이 말이다. 누구도 그들의 고통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며 그들은 살아도 죽어도 그만인 존재들이었다.
달리트들은 인도 수천 년 역사 속에서 재산을 가질 수 없고, 토지를 소유할 수 없고, 교육을 받을 수 없고, 공동 우물을 사용할 수 없고, 군대에 복무할 권리가 없는 천민 계급으로서 상위 계급들의 궂은일을 처리하는 도구에 불과하였다. 21세기가 되어 시대가 달라졌어도 그들은 농업 노동자로서 날품팔이며, 부쳐 먹을 땅이 없으며, 문맹이며, 자녀 또한 문맹이었다. 자기가 사람이라는 의식도, 인권 의식도 없는 그들은 때리면 맞고, 굴종하고, 모욕당하고, 헐벗고 굶주리며 몸마저 병투성이였다. 사람이 사람의 굶주림과 아픔을 방치하고 무시하고 짓밟으며 괴롭히는 것에 흥분하며 분노하며 나는 나도 모르게 달리트들의 고통 속에 깊이 빠져 들어갔다. 나는 마치 하나님 앞에서 그들의 대변인인양 그들의 문제를 낱낱이 고하며 민원을 해결해 주시라고 호소하였다.
수십 년 전의 빛바랜 사진을 꺼내보면서 딸을 누구보다 믿고 사랑해주신 아버지의 마음을 절절하게 느낀다. 눈물이 고인다. 인도에서 나와서 2년 몇 개월 동안 아버지 곁에서 재롱을 부리며 지낸 일로 위안을 삼지만 더 일찍이 더 자유롭게 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못내 가슴 아프다. 아버지는 침묵과 밝은 웃음과 넉넉함과 낙천적인 사고로 나의 인생의 기초를 놓아 주었다. 사람 사랑의 길과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의 길을 친히 보여 주셨다.
해가 바뀌는 오늘, 따스한 아버지 품이 그리워 아버지의 잠바를 입고 털모자를 썼다. 아버지의 마음이, 아버지의 따스한 가슴이 나를 싸고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