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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5068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1-03-15
책 소개
목차
제1부
숲 • 13
낙원 • 14
로드킬 1 • 16
로드킬 2 • 17
3초의 조우 • 18
깍두기 • 20
노량진 2 • 21
막차 • 22
창 1 • 24
창 2 • 25
하이힐 • 26
늦잠 • 27
손목시계 • 28
낮달 • 29
돼지부속집 • 30
개도둑놈의갈고리 • 31
달팽이 • 32
제2부
뉴스 • 35
정의튀김 • 36
절망사항 • 37
열대야 • 38
소금쟁이 • 40
횟집 수족관 • 41
무서운 수국 • 42
수상한 동네 • 43
봄날을 잡아간 국어 • 44
궁금한 어느 베스트셀러 • 46
개 • 47
도굴 • 48
유세 • 49
입술액자 • 50
베이비 붐붐 베이비 밤밤 • 51
필체 • 54
수술 • 55
달콤한 것들 • 56
제3부
등 • 59
깡통 • 60
침묵의 방향 • 62
죽은 척 • 63
파리채 • 64
액자를 위한 변명 • 66
꽃샘 • 67
도둑 • 68
맞춤 내복 • 70
동해 • 71
바리캉 • 72
해충 • 74
타란툴라 • 75
책꽂이 • 76
텔레파시 • 77
홈쇼핑 • 78
달래 • 80
제4부
정류장에서 • 83
누나의 돌 • 84
소인국 • 86
티라노사우루스 • 87
건조경보 • 90
구멍 • 91
금요일 좀 빼주세요 • 92
현관 센서등 • 94
가정환경조사서 • 95
공동경비구역 JSA • 96
고장 난 프린터 • 98
간이역 인근 • 99
스파이더맨 • 100
색즉시공 • 102
공전 • 103
멸치 • 104
계간 공동묘지 • 106
해설
신상조(문학평론가) • 107
저자소개
책속에서
피할 곳은 없었다 인기척은 다가오고
동공을 늘렸으나 빛은 모이지 않았다 흉기의 강도는 재질에 비례하고 철기는 가공될 때 분노를 축적하고 순한 목기 골기도 폭발하면 강력하고 방어근은 공격근보다 육질이 허술하고 상대의 타격감은 기분 따라 다를 거야 종일 우울한 채로 돌아다닌 F라면 나의 오늘 운은 횡액에 들었을 것 턱뼈가 돌아가고 갈비뼈는 부러지고 손으로 벌레 하나 잡지 못하는 E라면 내가 어금니를 깨물고 다가오고 있을 걸 시간을 묻는 A라면 해피엔딩이 될 거고 R처럼 나이를 물으면 곤란할 수도 있을 거고 내일을 서로 바꿔보며 캄캄하다고 놀리겠지 뒷골목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거라고
껴안고 어둠의 바깥으로 뛰어들자면 어떡하지
그럴 듯한 R의 요구는 수용하기 힘들 거야 뒤돌아서 뛰는 일은 비겁한 짓이겠고 구명을 요구하면 후회로 남을 거야 거리가 줄어들자 보폭이 좁아졌고 몇 년쯤 더 써먹을 상상력을 다 털어도 적절한 웃음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리 어둡더라도 무례하진 말아야지
골목에 피 냄새가 흥건할 것 같았다 검은색 볼펜으로 어떤 증거를 남길까 때로는 침묵이 많은 것을 말해주지 오늘밤도 무거워서 환기는 어렵겠고
길에서 밀려 좁아진 길에는 늘 어둠이 모여든다
― 「3초의 조우」 전문
먹고 사는 문제를 길거리에 서서 푼다.
구름의 모양이나 움직임을 고려할 때 컵밥에 덮을 메뉴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뱉다 삼킨 욕
② 상처 없는 치통
③ 끈 끊어진 마스크
④ 잘못 예보된 적설량
⑤ 사용한 적 없는 수정 테이프
울음이 오렌지색인 비둘기가 날아온다.
― 「노량진 2」 전문
『Justice』라는 책이 아메리카에서 출간됐을 때 1년 동안 십만 권이 가을 강물처럼 팔렸다는데 이듬해 그 책이 코리아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로 번역돼 나왔을 때 강물이 둑을 넘듯 1년 만에 백만 권 넘게 팔렸고 이후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지난 지금까지 홍수는 아니지만 판매 수량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와 석학 철학 마이크와 샌달 등 내 책꽂이에도 뭐 그런 단단한 말들이 자리를 잡고 있지 독서 효과를 볼 때가 지난 것도 같은데 우리 동네 개들도 1년 내내 물고 다니더라고
하기야 읽은 대로 따라 고민했다면 나 지금쯤 지팡이 짚고 구름 타고 다닐 거야
어제 술 취한 김에 일기 한 줄 썼나 보다
불의는 못 박고 참았으나 불이익은 못 참았다
― 「궁금한 어느 베스트셀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