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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황량한 날의 글쓰기

이 황량한 날의 글쓰기

오민석 (지은이)
시인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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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황량한 날의 글쓰기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이 황량한 날의 글쓰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시론
· ISBN : 9791158965723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22-11-28

책 소개

시인동네 평론선 5권.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단국대학교 영미인문학과 교수로 현재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민석 교수의 평론집으로, 불가능을 꿈꾸는 시인들의 미래를 함께 도모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다.

목차

제1부

글쓰기의 어려움 · 13
기후 위기, 화석 자본주의, 그리고 문학 · 16
미래의 불안, 그리고 유토피아의 언어 · 26
이제, 문학은 어디로 가는가? · 39
시의 난해성 혹은 소통의 문제 · 52
욕망의 사회학을 향하여 · 64
포이에시스로서의 문학 · 72
비평, 관계 혹은 타자성의 수사학 · 77
이 황량한 날의 글쓰기 · 84

제2부

거대 서사의 뒤안길
―기후 위기 시대에 읽는 박경리의 시 · 89
장르 너머의 장르
―밥 딜런 · 101
몸의 언어, 상처의 언어
―이재무論 · 120
파열의 언어
―포루그 파로흐자드 · 132
상징계에서 살아남는 법
―권혁웅論 · 137
복수적 주체의 서정시
―루이즈 글릭 · 144
타자 지향의 윤리학
―전인論 · 158
자연, 일상, 그리고 그 너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 166
부유하는 주체들을 궁구하기
―정병근論 · 178
허공을 치는 바람의 은유
―신용목論 · 188
기린처럼 멀리
―정한용論 · 197

제3부

본다는 것의 의미
―권덕하 시집, 『맑은 밤』 · 211
저 살아있는 감각의 축제
―김옥종 시집, 『잡채』 · 223
길 위의 시간, 시간 위의 길
―오세영 시집, 『황금 모피를 찾아서‐실크로드 시편』 · 235
직관의 황홀한 힘
―문효치 시집, 『어이할까』 · 246
자본을 건너는 사랑의 헤테로피아
―홍대욱 시집, 『세상에 없는 노래를 위한 가사집』 · 255
서정시와 서사시의 문법
―최동호 시집, 『황금 가랑잎』과 공광규 서사시집, 『동해』 · 267
저 아픈 순례자의 길
―김윤환 시집, 『내가 누군가를 지우는 동안』 · 277
먼 데서 오는, 고통이라는 이름의 열차
―김정수 시집, 『홀연, 선잠』 · 288
대립각을 해체하는 행간의 시학
―안차애 시집, 『초록을 엄마라고 부를 때』 · 297

저자소개

오민석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충남 공주 출생.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며, 현재 단국대학교 영미인문학과 명예교수이다. 1990년 월간 『한길문학』 창간기념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며 평론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굿모닝, 에브리원』, 『그리운 명륜여인숙』, 『기차는 오늘 밤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다』, 문학평론집 『이 황량한 날의 글쓰기』, 『몸-주체와 상처받음의 윤리』, 문학이론 연구서 『현대문학이론의 길잡이』, 『정치적 비평의 미래를 위하여』, 문학 연구서 『저항의 방식-캐나다 현대 원주민 문학의 지평』, 대중문화 연구서 『나는 딴따라다-송해 평전』, 『밥 딜런, 그의 나라에는 누가 사는가』, 시 해설서 『아침 시-나를 깨우는 매일 오 분』, 산문집 『그리운 곳에서 그리운 곳으로-시인의 포르투갈 체류기』, 『나는 터지기를 기다리는 꽃이다-먹실골 일기』, 『경계에서의 글쓰기』, 『개기는 인생도 괜찮다』, 번역서 『냉소적 이론들-대문자 포스트모더니즘 비판』, 바스코 포파 시집 『절름발이 늑대에게 경의를』, 『오 헨리 단편선』 등을 냈다. ‘단국문학상’, ‘부석평론상’, ‘시와경계문학상’, ‘시작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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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 황홀한 순간의 네 가지 메모

모리스 블랑쇼M. Blanchot의 말대로라면 글쓰기란 언어를 ‘매혹’ 아래 두는 것이다. 언어가 매혹의 주술을 잃을 때 권태가 몰려온다. 껍데기들의 연속체, 반복, 낭비된 시간, 거짓말, 가식의 웃음 혹은 눈물. 글쓰기는 이런 것들로부터 계속 도망치는 것이다. 좋은 글은 함부로 소진되지 않는다. 그것은 퍼내도 자꾸 고이는 샘물처럼, 읽을 때마다 새로운 길을 드러낸다. 휴지처럼 버려질 운명, 모래 무덤의 문턱에 글자들이 다가갈 때, 글쓰기는 중단된다. 글쓰기는 정신의 소비이다. 계속 글을 써도 영혼의 잔고가 많이 남아 있으려면, 쓰는 만큼 혹은 그 이상 영혼의 금고에 많은 것을 쌓아놓아야 한다. 그래서 비단 글을 쓸 때만이 아니라, 글, 즉 매혹의 글을 읽을 때 그는 이미 매혹의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글쓰기의 소비를 잘 계측해야 한다. 영혼의 이자가 채 붙기도 전에 ( 글쓰기의) 소비를 할 때, 정신은 위기를 겪는다. 그때, 남아 있는 영혼의 잔고는 그것이 채 없어지기도 전에 매혹의 색채를 잃는다.
글쓰기의 매혹은 두 가지 방향으로 온다. 하나는 글쓰기가 진실을 건드릴 때이다. 개 같은 고통을 감수하며 글이 배리背理의 세계를 건드릴 때, 글은 만 가지 뿌리줄기(리좀)를 가지며 그것을 읽는 정신의 세계로 스며들어 간다. 글은 이렇게 혼란의 이름으로 영혼을 깨운다. 왜냐하면 세계는 그 자체 배리이며 모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외날을 가진 글은 먼 구석기의 그림에 불과하다. 글은 만 개의 날을 가지고 만 개의 세계를 쑤신다. 글이 세계를 찌를 때, 세계는 만화경처럼 색깔을 바꾸며 자신을 드러낸다. 그것은 혼란이며 화려한 폭발이고, 대답 없는 진실이며, 대답을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는 두 세계의 만남이다. 보라, 단순성의 세계가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말대로 “모든 견고한 것들은 공중에 산산이 녹아내린다.” 견고한 것들, 단순한 것들, 뻔한 것들, 권태로운 것들은 모두 거짓이다. 글쓰기는 단순성이 만들어내는 거짓과 권태와 싸운다.
매혹의 글쓰기는 두 번째 길을 가지고 있다. 글쓰기는 모든 사물에 오래도록 붙여진 이름들을 조롱한다. 세계는 낡아빠진, 녹이 슨, 먼지가 가득한, 혹은 빤질빤질한 관습으로 가득 차 있다. 글쓰기는 썩은 간판들, 지겹도록 봐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이름들을 지우고, 바꾸고, 갈아치운다. 견딜 수 없는 권태란 없다. 모든 권태는 파괴되기 위해 존재하며, 글쓰기는 먼 아담의 시대에 신이 하사한 주권으로 권태의 집을 때려 부순다. 매혹의 글은 이 파괴의 먼지와 소음과 혼란과 번개의 빛으로 소란하다. 모든 이름은 그 자체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자는, 오직 낡은 집의 완고한 소유자들뿐이다. 글쓰기의 외로운 전사들은 수많은 이름들의 창고 안에서 파괴를 꿈꾼다. “모든 견고한 것들”은 낡은 이름의 소유자들이며, 그것들은 오로지 혐오와 파괴에 의해서만 “공중에 산산이 녹아내린다”. 보라, 우리는 이름을 바꿔친 빛나는 텍스트들의 집을 본다. 그것의 광채는 매혹 그 자체이며, 세계의 재구성이다.
그러므로 배리의 심장을 건드리지 않을 때, 그리고 낡은 이름들을 파괴하지 않을 때, 글쓰기는 중단된다. 매혹을 잃은 게임은 무료함의 공수표空手票들이다. 그것들은 아무리 쌓여봐야 영혼의 금고를 풍요롭게 만들지 못한다. 개나 소나, 아무나 가져다 써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종잇조각들을 우리는 책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것들은 좀먹은 영혼이며, 읽는 이들을 좀먹게 하는 정신이다. 글쓰기는 책방에 넘치도록 쌓여 있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정신들을 혐오한다. 누가 글을 쓰는가. 매혹의 개 같은 고통을 견디는 자들이 글을 쓴다. 블랑쇼의 책 제목대로 글쓰기는 오로지 “도래할 책”을 쓴다. 저기 책이 오고 있다. 옛것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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